STEPI 포럼… “나노-바이오 기술 등 꾸준히 교류”
과학기술이 경색된 남북 관계를 개선할 수 있는 안전장치라는 진단이 나왔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STEPI)이 3일 ‘남북 과학기술 협력의 새로운 지평’이라는 주제로 개최한 포럼에서 주제 발표에 나선 박찬모(전 포스텍 총장) 대통령과학기술특별보좌관은 “북한은 우리와 정보, 나노, 바이오 기술 등에서 꾸준히 교류하고 있다”며 “북한이 이른바 과학 중시 사상을 갖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남북 과학기술계는 1990년 중국 옌볜(延邊)에서 열린 국제현대물리학 워크숍을 시작으로 꾸준히 공동학술대회를 열었다. 2006년에는 평양 인민문화궁전에서 총 200명의 과학자가 참여한 민족과학기술학술대회가 개최됐다.
남북이 협력해 내년 문을 여는 평양과학기술대 공동설립위원장인 박 특보는 정치적 긴장 수위가 고조되던 지난달에도 큰 어려움 없이 방북해 학교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박 특보는 “북한 과학자들은 시장경제와 금융수학에 관심이 많다”며 “온라인 서점인 아마존닷컴에서 관련 책을 대신 구해 달라는 청을 받은 적도 있다”고 했다.
그는 또 “테러지원국 해제 뒤 국제통화기금(IMF)이나 세계은행에서 차관이 들어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자신들이 이를 관리할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임강택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은 2012년 건설하려는 ‘강성대국’의 원동력을 과학기술에서 찾고 있다”며 “경색된 남북 관계를 풀 수 있는 계기가 북한의 경제 회생을 위한 이 분야의 협력에 있다”고 강조했다.
이정호 동아사이언스 기자 sunris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