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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화 ‘절하시대’로… 中-美 ‘錢의 전쟁’

입력 | 2008-12-05 03:00:00


양국 전략대화… 美 절상요구에 中선 일축

4일연속 제한폭까지 폭락… 한때 거래 중단

중국의 위안화가 본격적인 ‘평가절하 시대’로 접어들면서 중국-미국 간 최대 쟁점과 갈등 요인으로 다시 떠올랐다.

미국 측은 4일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제5차 전략경제대화에서 위안화 절상 유지를 강력히 요구했지만 중국 측은 “미세한 위안화 절하는 정상적인 것”이라며 되레 반박했다.

▽미, “위안화 절상하라”-중, “재정적자 먼저 줄이라”=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 국빈관에서 개최된 중-미 전략경제대화에는 양국의 장관급 이상 간부가 대거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단장인 왕치산(王岐山) 부총리 외에도 셰쉬런(謝旭人) 재정부장 등 장관급 간부 10명이 참석했다. 미국에서는 단장인 헨리 폴슨 재무장관 외에도 수전 슈워브 무역대표부 대표 등 간부 8명이 자리를 함께했다.

폴슨 장관과 데이비드 매코믹 재무부 차관은 위안화 평가절상을 거듭 요구했다. 폴슨 장관은 베이징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중국이 경제 회복을 위해 수출에 의존하기보다는 국내 소비를 진작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 측은 중국이 수출을 장려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대해 천더밍(陳德銘) 중국 상무부 부장은 “지난 며칠간의 미세한 위안화 변동은 정상적인 것이다. ‘위안화 약세’라기보다는 ‘달러 강세’라고 부르는 게 적절하다”며 일축했다. 중국 측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미국이 재정적자를 줄여야 한다”며 역공을 펼쳤다.

이날 중국 국무원은 경제발전 촉진을 위한 9개항의 조치를 발표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환율도 정책수단으로 사용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위안화 4일 연속 폭락=4일 중국의 위안화는 6.8502위안으로 고시된 달러당 환율이 6.8845위안까지 가치가 떨어지면서 4일 연속 거래가 중단됐다. 4일 연속 하루 변동 제한폭(0.5%)까지 가치가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 정부가 2005년 7월 21일 변동환율제를 채택하면서 달러당 8.2765위안이었던 위안화는 이후 3년간 줄기차게 절상돼 올해 9월 23일엔 달러당 6.8009위안까지 17.8% 절상됐다.

이를 기점으로 절하되기 시작한 위안화는 이달 1일엔 6.85위안 선을 지나 급속도로 가치가 떨어지고 있다.

중앙재경대 궈톈융(郭田勇) 교수는 이에 대해 “위안화의 급속한 평가절하에 따른 연속 거래 중단은 시장이 위안화 ‘절하 시대’로 보고 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안화의 절하 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위안화가 연말까지 달러당 7.0위안 선까지 절하되다 내년 말이 되면 6.8위안 선으로 다시 절상될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