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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하이라이트]9개월 추적한 온난화의 상처

입력 | 2008-12-05 03:00:00


MBC 3부작 다큐 ‘북극의 눈물’ 일요일밤 방송

북위 77도 지구 최북단 마을 ‘카낙’에 사는 이누이트 족은 봄에 얼음이 녹아 바닷길이 열리면 분주해진다. 이 바닷길을 따라 찾아오는 일각고래(이빨 일부가 긴 뿔로 변한 고래)를 사냥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누이트는 일각고래가 갈라진 얼음 사이로 숨쉬기 위해 머리를 내미는 순간을 놓치지 않고 작살을 던져 잡는다. 그들은 잡은 고래를 해체한 뒤 신선한 ‘마탁’(고래 가죽 고기)을 별미로 즐긴다.

그러나 지구온난화로 얼음이 늦게 얼고 빨리 녹으면서 이들이 사냥할 수 있는 기간도 줄어들고 있다. 영구동토층(녹지 않는 땅) 툰드라에서 순록 사냥으로 살아가던 이누이트 족은 지구 온난화로 순록 떼가 이동 경로를 바꾸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MBC는 지구온난화로 달라지고 있는 북극의 생태와 원주민의 모습을 담은 3부작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을 7, 14, 21일 오후 10시 35분 방영한다.

온난화의 여파는 바다표범 북극곰 등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얼음이 사라지자 쉴 곳을 잃은 바다표범의 수가 급감했고 1년에 40마리 가량의 바다표범을 사냥하는 북극곰도 해마다 줄어들고 있다. 북극곰은 원래 자신의 영역을 지키지만 바다표범이 줄자 다른 곰의 영역에 침범해 먹이를 빼앗기 위해 싸우는 일이 잦아졌다. 북극곰은 인간이 사는 곳까지 들어와 쓰레기를 뒤지기도 한다.

‘북극의 눈물’은 14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9개월에 걸쳐 촬영됐다.

연출자 허태정 PD는 “환경 파괴의 위험을 경고하는 북극을 통해 온난화의 심각성을 알리고 싶었다”며 “수천 마리 순록 떼의 이동 모습을 헬기에서 찍는 등 진귀하고 생생한 모습을 담았다”고 말했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