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수들의 꿈… 12년전 사기극 휘말려 취소
“12년 전 발길을 돌려야 했던 미국 카네기홀 무대, 내년에 꼭 설 겁니다.”
데뷔 18년차를 맞은 ‘중견가수’ 신승훈. 그가 2009년에는 12년 한을 풀기 위해 나선다.
신승훈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난 자리에서 2009년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 계획을 공개했다. 그중 첫 번째가 바로 미국 뉴욕의 카네기홀 콘서트다.
카네기홀은 비틀스, 머라이어 캐리 등 세계적인 명성을 누린 가수들만 섰던 무대다. 가수로서 무대에 선 것만으로도 자부심을 갖는 명예의 무대. 신승훈이 카네기홀 공연에 남다른 집념을 갖는 것은 12년 전인 1996년 겪은 아픈 기억 때문이다.
당시 신승훈은 카네기홀 공연에 나섰다가 현지 갱들이 주도한 사기극에 휘말려 공연 당일공연장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다. 그는 당시 콘서트를 보기 위해 찾아온 팬들을 위해 근처 노래방에서 약식 공연을 펼쳤고, 그 때의 추억을 얼마 전 MBC ‘무릎팍도사’에서 공개하기도 했다.
신승훈은 “2009년 공연을 목표로 현재 대관 신청을 준비중 인데 다행히 그동안 쌓은 공연 경력이 있어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며 “뉴욕에는 매디슨스퀘어가든 등 다른 대형 무대도 있지만 1996년 그토록 오르고 싶었던 카네기기 때문에 나에게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카네기홀에 이어 국내에서도 큰 의미가 있는 무대에 나선다. 신승훈은 그동안 대중가수에게 쉽게 문을 열지 않았던 서울 LG아트센터에서 정기공연을 갖는다.
2004년부터 시작한 브랜드 공연 ‘더 신승훈 쇼’를 내년 4월 9일 서울 역삼동 LG아트센터에서 5일간 공연한다. LG아트센터는 뮤지컬, 연극 전문인 공연장으로, 대중가수에게 좀처럼 문호를 개방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신승훈의 공연 기획을 맡은 좋은콘서트 측은 “LG아트센터는 보통 뮤지컬이나 연극만 정기대관 신청을 받고 공연과 공연 사이에 남는 2∼3일 정도만 대중가수에게 수시대관으로 빌려주는데, 이번에 신승훈은 정기대관 심사를 통과해 대중가수로는 처음으로 5일 장기 공연을 한다”고 밝혔다.
국내외의 의미 있는 도전에 앞서 19일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펜싱경기장에서 열리는 ‘더 신승훈 쇼-어 화이트 나이트’에서는 색다른 변신에 도전한다. 바로 40인조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로 나서는 것. 신승훈은 ‘라스트 크리스마스’ ‘실버벨’ 등 캐럴의 지휘를 맡는다.
특히 그는 이러한 변신을 위해 요즘 ‘강마에 신드롬’의 진원지인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를 다시 보고 있다.
신승훈이 지휘에 도전하는 것은 드라마를 통해 클래식이 시청자들에게 쉽게 다가가는 걸 목격했기 때문. 신승훈은 “어렵게 느껴지던 클래식이 어떤 매개를 통해 친숙해지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며 “흉내가 아닌 진짜 지휘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열심히 연습중이니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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