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이재은(29·사진)은 동안(童顔) 중의 동안을 뽐낸다. 고등학생이냐고 묻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실제로 이재은의 라이브 공연을 보고 나오는 관객들은 “얼굴이 어쩜 저렇게 작고 어리지? 이젠 몇 살일까?”라며 놀란다.
자그마한 얼굴에 애교 살 때문에 또래보다 퍽 어려 보인다.
그래서 지금 그는 가장 ‘어중간한 나이’라고 말한다.
이재은은 “나이를 좀 더 먹어야 할 것 같고, 삶의 연륜이 쌓여야, 연륜 있는 작품이 들어올 것 같다. 이모를 하기에도 어린 딸을 하기에도 애매한 나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다시 딸을 맡아 연륜 있는 작품에서 열연 중이다.
마당놀이 ‘학생부군신위’에서 아버지 영정 앞에서 회심곡을 부르는 그는 원숙한 모습으로 슬픔을 여과 없이 쏟아낸다.
노래하겠다고 ‘딴따라’ 남자를 만나 야반도주했지만, 결국 아버지가 결혼식을 올려주겠다며 죽기 전 애지중지 아끼던 막내딸 ‘애자’ 역할이다.
이재은은 마당놀이에 출연하면서 “특별히 우리 아버지 생각이 많이 났다. 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작품섭외가 들어와서 꼭 해야 할 것 같았다”고 말했다. 오랜 투병으로 돌아가신 친아버지에 대한 기억으로 애자의 곡조는 더 애절하게 드러났다. 이재은의 회심곡은 연기가 아니라 마치 진심인 것처럼 마당놀이 관중을 감동시킨다. 참말로 딸의 연기를 잘했다.
그런 그이지만 연기 잘 한다는 칭찬보다는 “달맞이꽃처럼, 화려한 모습에 감춰진 은은한 향이 나는 배우가 좋다”고 말했다.
어렸을 때는 막연하게 ‘이재은’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그 친구 연기는 참 잘 했지” 그런 말을 좋아했지만 이젠 생각이 좀 바뀌었다고 한다. 그는 “양념이라고 해야 할까? 다른 배우들과 융화되어 그 가운데에서 다채로운 연기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역에서 출발해 서른을 앞둔 지금, 그는 빛나는 주연보다 다양한 조연의 매력에 푹 빠져있다고 한다. 연기의 롤 모델이 고두심이라는 이재은은 “변신의 귀재로 롱런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며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변인숙 기자 baram4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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