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고향의 어른이 돌아가셔서 문상을 한 뒤 장지까지 간 적이 있다. 하관식을 하는 순간 상주가 장례식을 진행하던 용역업체 사람들에게 돈 봉투를 건넸다. 인정상 몇 푼 쥐어줄 수 있는 일이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돈을 받던 사람이 상주에게 “이거 너무한 거 아닙니까. 차가 떠날 때와 도착했을 때는 하나도 안 주고…”라고 투덜댔다.
돈 문제로 티격태격하는 게 싫어서인지 상주가 별말 없이 서둘러 몇 만 원을 더 얹어주었다. 내가 끼어들 일이 아닌 듯해서 그냥 보고만 있었지만 씁쓸했다.
고인이 떠나가는 길에 노잣돈을 챙겨준다는 순수했던 전통 풍습이 농촌에서는 상주로부터 돈 뜯어내는 방법으로 전락한 것 같아 안타까웠다.
류용규 서울 성동구 용답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