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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탐방 세계로…미래로…]서울시립대학교

입력 | 2008-12-08 03:03:00


‘세무-도시’ 특성화로 ‘작지만 강한 대학’ 질주

세무사 합격 부동의 1위 건축학부 국제인증 1호

《국내에서 유일한 공립 종합대인 서울시립대는 ‘서울이 만들고 서울이 키우는 대학’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다. 인구 1000만 명의 대도시가 키우는 대학답게 ‘세무와 도시 분야’를 특성화한 대학으로 평가받고 있다. 국내 유일의 4년제 세무학과가 가진 경쟁력과 도시과학대에서 배출하는 전문가 등이 서울시립대를 ‘작지만 강한 대학’으로 키우고 있다.》

▽긴 역사의 젊은 대학=서울시립대의 출발은 농업학교였다. 1918년 5월 1일 문을 연 경성공립농업학교를 모태로 올해 개교 90주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여러 차례 학교 성격과 설립 주체가 바뀌었다. 학교 이름만 해도 1956년에 서울농업대, 1974년에 서울산업대를 거쳐 1987년에서야 비로소 서울시립대라는 이름을 쓰게 됐다.

1970년대 중반까지는 학부 정원이 200명도 안 됐으나 1975년 서울시가 운영 주체가 되고, 마침내 1987년에 종합대로 승격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일단 학부 정원이 1800여 명까지 늘어나 규모 면에서도 중급 이상으로 자라났다. 취업률과 국가고시 합격률, 고위공무원 임용률 등 각종 지표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내면서 학교의 영향력도 급성장했다.

최근 들어 서울시립대가 비약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이상범 총장의 리더십과 추진력 덕분이라는 평가다. 지난해 학교 역사상 처음 연임에 성공한 이 총장은 재임 5년간 대학 예산은 2배, 대학 시설은 1.7배로 늘렸다. 처음으로 발전기금도 모으기 시작해 지금까지 160억 원을 확보했다.

이 총장은 “종합대 승격 이후 21년의 짧은 시간 동안 학과, 정원, 졸업생 실적 등에서 큰 발전이 있었으니 젊은 대학이라 할 수 있다”면서 “개교 100주년을 준비하기 위해 지난해 발표한 ‘비전 2018’을 착실히 수행해 더 힘차게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특성화로 승부=서울시립대에서 눈에 띄는 곳은 도시과학대이다.

실용적인 도시과학 학문을 추구하기 위해 일찍이 학제 간 융합을 통해 공학계열과 사회과학 계열을 조화시킨 것이 특징. 이 중 건축학부는 지난해 국내 최초로 건축학 교육에 대한 국제 인증을 받기도 했다.

도시의 설계, 행정, 공학 등에서 서구의 이론을 무조건 따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전통과 실정에 맞춘 패러다임을 구축해 나가고 있다.

정부의 인문한국지원사업에서 ‘메트로폴리스의 인문학적 연구’라는 주제로 10년간 지원을 약속받은 도시인문학연구소를 보면 학제 간 융합을 통한 도시 발전의 방향을 그려 볼 수 있다.

서울시립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세무 분야이다. 국내 유일의 세무 관련 4년제 학과인 세무학과를 중심으로 박사과정까지 연결되는 세무전문대학원, 지방세연구원 등이 두루 포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세무사 시험에서 최다 합격자를 배출하는 것은 물론 거의 매년 수석, 최연소 합격을 싹쓸이할 만큼 독보적인 실적을 내고 있다.

▽공립의 책무를 다한다=서울시립대는 재정의 3분의 2 정도를 서울시에서 지원받고 있어서 교육여건과 재정이 안정적이다.

교수들의 연구 실적도 좋아서 최근 5년간 외부에서 확보한 연구비만 2000억 원이 넘는다.

서울시립대는 이런 재원을 학생들에게 되돌려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등록금으로 인한 고통이 가중되고 있지만 서울시립대의 등록금은 서울 소재 대학 중 가장 적다.

한 학기를 기준으로 인문계는 평균 200만 원, 이공계는 250만 원 정도다. 서울 지역 고교 출신자들에게는 입학금도 면제해준다.

그래도 등록금을 마련하기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서는 ‘헬프 미’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홈페이지에 있는 ‘Help Me’ 코너에 어려움을 호소하면 학생상담센터가 개별적으로 상담을 한 뒤 학교발전기금 등 어떤 재원을 동원해서라도 장학금을 지원하는 것.

등록금은 저렴하지만 학생 1인당 교육비는 등록금의 3배가 넘는다. 장학금 수혜율도 50%로 높아 좋은 교육여건을 자랑하고 있다.

내년 3월 개교하는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역시 특성화와 공립의 책무성을 추구하고 있다. 연간 등록금이 950만 원으로 수도권 대학 가운데 가장 저렴하다.

로스쿨의 지원 경비도 서울시가 약 60%를 지원할 계획이어서 서울시립대는 등록금 대비 교육비 투자율을 450%로 높게 잡고 있다. 장학금 수혜율도 40%가 넘는다.

이를 통해 서울시립대 로스쿨을 국내 최고의 조세 및 세무 관련 특성화 로스쿨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8265m² 규모의 법학관을 새로 만들었고, 조세와 법률에 모두 정통한 이론전임교원 17명, 실무전임교원 6명 등 23명의 전임교원을 확보해 조세법 전문가 양성에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가’ ‘나’군 50% 수능 우선 선발

■ 1072명 정시모집

서울시립대는 올해 자유전공학부를 신설하고, 지난해까지 실시했던 논술 고사를 폐지했다. 정시모집 선발에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의 영향력이 큰데 특히 수리 영역과 외국어 영역을 잘 본 수험생이 다소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모집군별로는 ‘가, 나, 다’군에서 모두 신입생을 선발해 복수지원 기회를 폭넓게 보장하고 있다. 정시모집 인원 1072명 가운데 ‘가’군은 약 40%, ‘나’군은 약 60%를 선발한다. ‘다’군에서는 세무, 행정, 도시행정학과, 경제학부(이상 각 3명 선발), 경영학부(8명 선발)에서 20명을 따로 뽑는다.

자유전공학부는 인문계로 63명을 선발해 1학년 2학기에 조건 없이 원하는 학과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세무, 행정, 국제관계학과, 경영학부 등 학과별로 ‘특성화 인재 육성 트랙’에 의해 집중적으로 역량을 키울 수 있다. 다양한 해외연수 프로그램 선발의 특혜도 주어진다. 각종 국가고시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진학을 원하는 수험생들이 관심을 가질 만하다.

‘가’군과 ‘나’군은 모집 인원의 50%를 수능시험 성적만으로 우선 선발한다. 나머지는 수능과 학교생활기록부를 각각 70%, 30% 반영한다.

‘다’군은 수능만 반영해 선발하고 지원 자격도 수능 등급을 기준으로 제한을 두고 있다.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의 등급 합이 세무, 행정, 도시행정학과는 5등급 이내, 경영과 경제학부는 6등급 이내여야 한다. 수능 반영 비율은 수리와 외국어의 비중이 높다. 인문계는 ‘언어 20%+수리 ‘가, 나’ 35%+외국어 35%+사회탐구 10%’이다. 자연계는 ‘언어 20%+수리 ‘가’ 35%+외국어 35%+ 과학탐구 10%’이다. 반영 방법은 언어 수리 외국어 영역은 표준점수, 탐구 영역은 백분위 점수를 활용한다.

수리와 외국어 영역이 올해 수능에서 어려웠을 뿐만 아니라 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만큼 해당 영역을 잘 본 수험생들은 좋은 결과가 기대된다.

학생부는 4개 교과별로 높은 등급을 받은 5개 과목씩 총 20개 과목을 반영한다. 학생부의 석차 등급 간 점수 차는 4등급까지 1점 차씩이다.

특별전형으로는 사회적 배려 대상자, 국가유공자 자녀, 청백봉사상 공무원 자녀, 전문계 고교 출신자, 특수교육 대상자, 농어촌 학생 등을 뽑는다. 이 가운데 농어촌 학생 특별전형은 올해 신설되는 입학사정관제 전형에 따라 선발한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