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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탄주 즐기다 간에 폭탄 맞아요”

입력 | 2008-12-08 03:03:00


연말 잇단 송년 술자리

“간을 지켜주세요” SOS

《송년회, 동창회 등 술자리가 많아지는 때다. 연일 과음을 하다 보면 건강에 이상이 생기고 생활리듬마저 깨진다. 그렇다고 연말 술자리를 무조건 피할 수만은 없는 일. 연말을 건강하게 보내는 음주방법을 알아봤다. 》

양주와 섞인 맥주, 알코올 흡수 빨라 부담

기름진 안주 피하고 탄산음료 마시지 말아야

○ 빈속에 위스키 급하게 마시면 안돼

술 종류에 따라 알코올 농도와 흡수율이 다르므로 이에 맞는 대처방식을 알아야 한다.

맥주는 위액 분비를 촉진해 식욕을 높이기 때문에 살찔 위험이 크다. 땅콩, 감자튀김, 오징어 안주는 칼로리가 높은 데다 갈증을 나게 해서 술을 더 많이 마시게 한다. 야채와 과일 안주가 칼로리가 적고 술 깨는 데도 도움이 된다.

위스키는 급하게 마시면 안 된다. 빈속에 위스키를 스트레이트로 마시면 위장의 맨 아랫부분에 경련이 일어나 장으로 내려가는 출구가 순간적으로 막히고 위 점막이 손상된다. 양주를 마실 때는 얼음이나 물에 타서 마신다.

위스키나 소주를 맥주에 타서 마시는 폭탄주는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보다 도수가 낮고 부드럽게 넘어간다. 그러나 스트레이트로 마실 때보다 빨리 취한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폭탄주의 알코올 농도(10∼15도)는 위장과 소장에서 가장 빠르게 흡수되는 도수다. 또 맥주에 섞여있는 탄산가스가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가속화한다.

○ 술 마신 후 2, 3일은 금주

몸 상태도 정확히 파악해야 한다. 자신의 주량과 그날의 컨디션에 맞게 마시는 것이 좋다.

체중 60kg인 성인의 경우 간에 무리를 주지 않는 알코올 양은 하루 80g 정도. 술 종류별로 보면 맥주 2000cc, 포도주(600mL) 1병, 양주(750mL) 4분의 1병, 소주(2홉들이) 1병에 해당한다.

술을 마시고 난 후 2, 3일은 마시지 않는다. 1주일에 3일 정도는 술을 마시지 않는다는 원칙을 세워놓는다.

‘술을 자주 마시다 보니 술이 세졌다’고 과신하는 태도는 금물이다. 술을 자주 마실수록 알코올 분해속도가 빨라지고 알코올에 저항성이 생겨 술은 세지지만 몸은 망가진다.

○ 술 마시기 앞서 식사부터 먼저

회식 자리에서 바로 술부터 마시기보다 식사를 먼저 하는 것이 좋다. 치즈, 두부, 고기, 생선 등 저지방 고단백 안주를 천천히 먹으면서 술을 마시기 시작한다. 음식을 먹어야 술이 천천히 흡수되고 뇌와 신경세포에 도달하는 알코올의 양도 적어진다.

술자리에서는 담배를 삼간다. 술자리에서 피우는 담배는 알코올의 흡수를 촉진하고 알코올은 니코틴의 흡수를 촉진한다.

기름진 음식이 간을 보호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이 아니다. 기름진 안주는 알코올의 흡수를 느리게 해서 빨리 취하지 않는 효과가 있지만 알코올은 결국 모두 흡수돼서 간에 도달한다.

콜라, 사이다, 커피 등을 섞어 마시는 것도 좋지 않다. 탄산음료는 술의 흡수를 도와 짧은 시간에 혈중 알코올 농도를 높여주고 카페인은 간의 해독작용에 부담을 준다.

송년회 다음 날에는 된장국, 콩나물국, 과당이 있는 과일, 꿀물 등을 먹어 전해질을 보충해줘야 위가 덜 아프다. 전해질이 풍부한 스포츠음료도 좋다. 시중에서 많이 판매되는 숙취해소 약은 알코올 분해를 촉진하고 독성 물질의 농도를 낮춰준다고 알려져 있지만 임상에서 명확히 입증되지 않았으므로 과신하지 않는 것이 좋다.

과음한 다음 날 속이 더부룩한 느낌이 드는 것은 술로 인해 간에 지방이 끼고 부어서 간이 커졌기 때문이다. 이런 증상이 느껴지면 즉시 술 마시기를 중단해야 한다. 계속 술을 마시면 간에 부담을 줘 알코올성 지방간이 생기고 알코올성 간염, 간경화, 간암으로 악화될 수 있다.

(도움말=박창해 고려대 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정훈용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