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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원수첩] ‘착한 지성’ 이정도는 돼야

입력 | 2008-12-08 08:44:00


인저리타임에 터진 비디치의 골로 선더랜드의 가슴은 산산조각 난 반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미 선두 리버풀과 첼시가 나란히 승리를 거둔 까닭에 자칫 무승부로 경기가 끝났더라면 맨유로선 추격에 상당히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었던 상황에서 비디치는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홈에서 웨스트햄과 볼턴에게 잇따라 패하면서 사령탑 로이 킨을 떠나보내야 했던 검은 고양이(선더랜드의 닉네임)들은 전원수비로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보였다. 맨유의 수비에 막혀 이렇다할 공격력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깊은 수비로 맨유의 파상공세를 막아내 경기 내내 선더랜드 서포터스는 열광했다.

다급해진 맨유는 선발출전한 박지성을 빼고 칼링컵 8강전에서 블랙번을 상대로 생애 처음으로 한 경기 4골을 터뜨린 테베스를 투입하는 등 총력전을 펼쳐 반드시 잡아야 했던 선더랜드를 막판에 침몰시키는데 성공했다.

이날 선발출장으로 맨유에서 100경기 출전에 3경기만을 남겨두게 된 박지성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평소 보다 빠른 교체에도 불구하고 “귀중한 승리를 거둬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결과였다”고 평가했다.

특히 감독 유고 상태인 선더랜드가 페널티박스를 중심으로 거의 모든 선수들을 배치함으로써 경기를 풀어나가는데 상당히 어려움이 많았음을 토로했다. 선더랜드전 선발출격과 주중에 벌어진 블랙번전 결장은 박지성이 맨유의 주전으로 대우받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으며 박지성 본인도 경기에 꾸준히 나감으로써 좋은 경기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점을 시인했다.

최근 경기에서 좋은 움직임과 적극적인 공격가담으로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박지성을 봉쇄하기 위해 선더랜드 수비수 필 바드슬리는 거친 몸싸움을 선택했지만 박지성은 항의나 맞대응은 커녕 경기와 자신의 플레이에만 집중하는 성숙함까지 보여줬다.

‘너무나 착한’ 박지성이 후반 12분 교체되자 맨유의 서포터스는 기립박수로 그를 따뜻이 맞이했다.

영국|전홍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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