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위는 던져졌다. 이제 최종 선택만 남았다.
두산은 6일 롯데로부터 보호선수 18명 리스트를 건네받았다. 프리에이전트(FA) 홍성흔의 보상선수를 선택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진 것이다. 당초 쓸만한 투수를 뽑겠다는 원칙을 세워뒀지만, 명단을 확인한 뒤 마음이 바뀌었다. 즉시 전력으로 활용할 만한 투수가 없다면 괜찮은 타자를 뽑는 게 낫다는 생각이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7일 “명단을 확인해본 결과, 투수보다는 타자 쪽에 괜찮은 선수들이 눈에 띄더라. 일단 마음에 둔 선수가 두어 명 있다”면서 “8일 오후에 구단과 김경문 감독이 만나 상의한 후 최종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두산은 2년 전 LG로 간 FA 박명환의 보상선수로 좌완 신재웅을 데려왔다가 부상 때문에 1년 만에 방출해야 했던 아픔이 있다.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더 신중해질 수밖에 없다.
일단 FA 이혜천의 일본 진출로 인한 좌투수 기근은 해결하기 어려워졌다. 롯데가 내놓은 ‘어린’ 왼손 투수들이 기존 선수인 금민철, 진야곱, 원용묵 등보다 나을 게 없다는 판단이 섰기 때문이다. 또 두산이 내심 눈독 들였던 사이드암 배장호는 롯데가 보호선수로 묶어 지명이 불가능해졌다.
그 외에 성장 가능성이 높은 우완 유망주들이 있지만 두산에도 그 정도 자원은 수두룩하다. 따라서 거포형 선수가 몇몇 포함된 타자 쪽으로 방향을 급선회할 가능성이 높아진 셈이다. 시즌 타격 2위였던 타자가 빠진데다 주포 김동주의 거취마저 불확실한 상황이라 더 그렇다.
트레이드 카드로 활용할 복안도 있다. 두산은 2003년에도 FA 정수근을 보낸 롯데에서 투수 문동환을 받은 뒤 한화 포수 채상병과 곧바로 맞바꿨다. 결과적으로 한화와 두산에 모두 ‘윈윈’이 된 트레이드였다. 김 단장은 “팀 내 포지션 사정과 관계없이 일단 좋은 선수를 뽑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사령탑인 김경문 감독의 의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감독은 “롯데에는 좋은 선수가 많으니 잘만 뽑으면 우리 팀에도 득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이제 그 결정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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