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 예견 ‘화폐전쟁’ 저자 中 쑹훙빙
“미국 부채가 현 추세로 증가하면 한 해 이자가 국내총생산(GDP)보다 커질 수 있다. 중국도 실물경제가 위축돼 기업들의 도산이 불가피하며 내수 확대가 절실하다.”
지난해 ‘화폐 전쟁’이란 저서에서 금융위기를 예견했던 중국 훙위안(宏源)증권의 쑹훙빙(宋鴻兵·사진) 전략분석가는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한국의 한 그룹금융사 전략회의 강연에서 이같이 경고했다.
그는 미국 부채는 건강보험 손실 85조 달러, 사회보장기금 손실 13조 달러, 연방정부 부채 10조 달러 등 공공부문 118조 달러와 개인과 금융회사 등 민간 부채 42조 달러 등 총 160조 달러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 추세가 계속되면 한 해 이자가 GDP(약 14조 달러)를 넘어설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이 빚더미에 깔린 것은 그동안 기축통화인 달러를 필요한 만큼 발행해왔기 때문. 1950년대 이래 미국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연평균 약 3%인 반면 화폐 증가율은 16%가 넘었다.
이런 ‘달러 거품’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성장해온 것은 ‘금융시장의 세계화’에 따라 다른 나라의 저축을 빌려와 썼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쑹 분석가는 설명했다. 미국의 저축률은 1984년 10.8%에서 지난해 ―1.7%로 낮아졌다.
과도하게 발행된 달러를 소화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각종 금융파생상품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부동산 가격이 2006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거품 경제는 붕괴의 길을 걸었다. 쑹 분석가는 금융위기가 내년 9월경에는 장기대출금리가 급등하는 ‘금리 화산 폭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쑹 분석가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중국의 수출의존 성장이 어려워졌다며 내수를 늘리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위기로 달러의 위상이 떨어지면서 세계 화폐시장에 판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며, 중국은 위안화의 영향력 확대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달러의 영향력이 과거 100%였다면 앞으로는 20% 정도로 줄어들고 엔 유로 위안화 등을 포함하는 ‘공동 통화 바스켓’을 지향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