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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교리-치료개념 결합… 이별의 쓰라림 풀어주죠”

입력 | 2008-12-09 03:00:00

변영욱 기자


■ 연애상담사례집 펴낸 선업 스님

“삶의 8가지 고통 중 여섯째가 애별리고(愛別離苦)죠. 사랑하는 사람이나 아끼는 물건을 곁에 오래 두려고 해도, 그러지 못하는 괴로움은 정말 극복하기 어렵죠.”

불교계에서 연애 상담가로 잘 알려진 선업(禪業·43·사진) 스님은 최근 자신의 연애 상담 사례를 불교식 풀이로 엮은 책 ‘연(緣)’을 출간했다. 스님은 불교방송 ‘살며 생각하며’의 ‘선업 스님의 연애 상담소’ 코너를 진행했고, 2006년부터 서울가정법원과 서울지방경찰청의 이혼 상담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스님의 특이한 이력은 1992년부터 10년간 군승(軍僧)으로 복무하면서 사병들의 가장 큰 고민인 ‘연애잔혹사’를 자주 들어준 것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스님의 상담은 종교인들이 신도들의 애로사항을 들어주는 수준이 아니다. 동국대 대학원에서 논문 ‘불교경전에 나타난 커뮤니케이션 현상의 이론적 분석’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상명대에서는 가족치료 분야를 전공했다.

“인간사가 대개 그렇듯 연애의 핵심도 관계죠. 불교 교리에 커뮤니케이션과 가족치료 개념을 결합해 대화를 나눕니다. 애별리고가 힘든 것은 사람의 생각이 머리에서 가슴까지 가는 것은 쉽지만, 그것이 다시 손발까지 가는 실천이 어렵기 때문이죠.”

스님은 2004년부터 올해 4월까지 서울 강남구 봉은사에서 교육국장으로 부부 교실과 첫 만남 교실을 진행한 데 이어 현재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 행복 치유센터’(www.wfbykorea.org)를 운영하고 있다.

“@은 몸과 마음의 합성어입니다. 몸은 몸짓으로 맘은 맘짓으로 표현되고, 둘은 서로 연결돼 있어요. 연애에서 중요한 것은 상대방의 실체를 그대로 파악할 수 있는 심안(心眼)이죠.”

김갑식 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