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여 만에 현역으로 복귀한 우리은행 조혜진 코치는 미처 유니폼을 준비하지 못해 서수진의 옷을 빌려 입고 나왔다. 흰색 반창고로 ‘서수진’의 앞 두 글자를 고쳐 ‘조혜진’을 만들었지만 경기 중 다 떨어져 너덜거렸다. 하지만 오랜만의 승리 앞에 그건 문제가 아니었다.
우리은행이 10연패에서 탈출했다.
우리은행은 8일 춘천 홈에서 국민은행을 76-60으로 대파했다. 지난달 3일 신한은행에 진 이후 한 달 넘게 이어진 연패 사슬을 끊었다. 최하위 우리은행은 3승 16패가 됐고 3연패를 당한 5위 국민은행은 6승 13패가 됐다.
서른다섯 살의 조 코치는 3점 슛 3개를 포함해 13점을 몰아넣었고, 열일곱 살 어린 삼천포여고 졸업반 박혜진은 6득점 7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김계령(24득점)과 김은혜(18득점)도 힘을 내며 똘똘 뭉친 우리은행은 완승으로 연패 악몽을 떨쳐냈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