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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주3회 술 대신 주3회 운동…체지방 4.5kg이나 뺐어요

입력 | 2008-12-09 03:00:00

도시철도공사 보건관리자 최숙경 씨(오른쪽)가 절주교육 3개월 만에 체지방 4.5kg을 줄인 신일욱 대리에게 체지방 분석기 결과를 가리키며 환하게 웃고 있다. 이동영 기자


음주일지 쓰고 회식자리 줄여

70여명 대부분 내장비만 감소

《본격적인 송년회 철이다. 평소 회식 때마다 이어지는 술자리가 괴로웠던 사람이라면 연이은 송년 모임이 아주 부담스럽다. 하지만 송년회 철이 무섭지 않은 직장도 있다. ‘모임=술자리’인 한국적 문화, 특히 직장 내 음주문화를 바꿔가고 있는 서울시 도시철도공사가 바로 그곳이다. 서울 성동구 용답동 서울시 도시철도공사 본사에는 300여 명이 근무 중이다. 이 중 70여 명이 9월부터 매주 한 차례씩 음주문화 개선을 위한 절주교육에 참여해 왔다.》

4일 오후 2시. 이날은 교육을 시작한 지 3개월이 지나 어떤 변화가 일어났는지 교육 참여 직원들의 신체 변화를 측정하는 날이었다.

직원들은 체지방 분석기에 올라 3개월 전에 측정한 내장비만도, 근육량, 종합비만도 등을 비교하며 그간의 절주운동 성공 여부를 평가받았다.

참가자 거의 대부분이 내장비만도가 낮아져 긍정적 평가를 받을 수 있었다.

주 4, 5회 술을 마셨다는 서길호 산업안전팀 차장은 “절주 필요성을 공감해 주 1회 정도로 줄이니 남은 시간에는 가정에서 가족들과 오붓한 시간을 보내거나 자기 계발에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절주교육에 참여해 비만, 당뇨 위험 경고를 받고 ‘음주일지’ 작성부터 시작했다.

술을 마신 날과 마시지 않은 날을 표시하고 마셨을 때는 소주잔 기준으로 몇 잔을 마셨는지, 금액은 얼마인지 등을 정확하게 기록하는 수첩이다.

공단은 회사 보건팀과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성동구보건소와 함께 직원들을 대상으로 절주교육을 해오고 있다.

성동구보건소 정희선 절주담당은 “음주일지를 작성해 시일이 지나 횟수와 양, 금액이 상당하다는 사실을 알면 저절로 술을 줄일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불필요한 회식을 줄이고 소주병에 물을 채워 술 대신 마시기, 잔 돌리지 않기, 음주 중간에 음주일지 들여다보기 등 간단한 방법만으로도 음주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직원들이 음주문화를 개선하는 데는 공단의 1급 간부가 교육에 참여하는 등 고위층에서도 적극 동참한 점이 주효했다. 또 매주 화, 목요일은 ‘화목데이’로 정해 술 마시지 않고 귀가하도록 한 점도 음주문화 개선에 도움이 됐다.

성과를 낸 개인이나 부서에 표창하고 포상하는 것도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낸 요인이다.

회식이나 음주량이 줄면서 귀가 시간이 빨라져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자기 계발에 집중하는 장점이 생겼다.

미혼인 신일욱(30) 대리는 “입사 직후에는 주 3회 술을 마셨지만 교육 석 달째인 지금은 주 3회 강도 높게 운동하며 몸을 단련하고 있다”며 “그동안 체지방이 4.5kg 줄었다”고 말했다.

한국음주문화연구센터 측은 “자신의 건강도 확인, 비위생적인 잔 돌리기 금지, 강압적 술 권하기 금지 등만 실천해도 생산성 향상과 함께 자기계발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