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월급은 어머니에게 부쳐드리고 싶어요. 아파서 약을 드셔야 할 것 같아요.”
이런 소망은 잠시 뒤로 미뤘다. 올 시즌 여자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로 흥국생명에 입단한 센터 김지애(19·사진).
4일 현대건설과의 경기를 마치고 그는 유난히 창백한 얼굴로 주위의 걱정을 샀다. 검사 결과 영양부족 진단을 받고 5일 입원했다. 그는 입단할 당시부터 배구 선수 중 가장 마른 몸매에 192cm의 키로 유독 가냘파 보였다.
프로 선수가 영양실조로 입원을 한 경우는 극히 드물다.
이런 사연은 그의 가정이 국민기초생활수급자라는 데서 나왔다.
반찬가게를 하는 어머니와 식당에서 일하는 오빠를 비롯해 남동생, 여동생 등 5명이 간신히 생계를 꾸려나가고 있다.
그가 배구를 시작한 이유도 기숙사 생활을 하면 적어도 입 하나를 덜 수 있기 때문이었다. 드래프트 당시에 그는 “집에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이제 월급을 집에 가져다 줄 수 있다는 희망으로 힘든 훈련도 웃으며 이겨냈다.
첫 월급도 몸이 아픈 어머니에게 보약을 사드리고 배구를 하는 남동생에게 배구화도 사주려 했다.
하지만 첫 월급날인 5일 입원을 하는 바람에 그의 소망은 이뤄지지 못했다.
구단 관계자는 “보름 정도 지나면 퇴원할 수 있다. 어머니 일자리도 알선하려고 했지만 폐를 끼치고 싶지 않다는 뜻을 전해와 그만뒀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