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포항시 북구 흥해읍 오도리에 있는 국내 유일의 ‘사방기념공원’이 조림(造林)을 위한 국제적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사방(砂防)은 모래 흙 때문에 나무를 심기 어려운 지역에 토목공사와 조림사업을 병행해 녹색지대로 바꾸는 것을 말한다.
이 지역은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나무 한 그루 없는 벌거숭이산이었으나 대대적인 사방공사를 통해 푸른 산으로 바꾸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곳은 바다에서 솟은 땅이어서 염분 성분이 많아 나무가 자랄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73년부터 5년 동안 당시 영일군 주민과 공무원 등 연인원 360만 명이 참여해 비탈진 모래 산 4538ha에 토목공사를 하면서 나무를 심었다.
오도리 상공은 한일 항공노선이어서 당시 일본을 오가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비행기에서 내려다보며 “보기에 흉하다”며 조림을 연구해 볼 것을 지시한 것이 계기가 됐다.
포항시가 정부 지원을 받아 지난해 개관한 18만7000여 m² 크기의 사방기념공원에는 당시 작업현장을 보여주는 모형을 비롯해 사방공사 방법을 그대로 알려주는 영상물과 임도(林道) 개설, 나무 심는 방법 등을 보여주는 530여 점의 자료가 갖춰져 있다.
최근 사방기념공원에는 사막화로 골치를 앓고 있는 중국의 산림공무원들이 방문해 사방기술을 배웠으며 미얀마 몽골 튀니지 정부 관계자들도 찾았다.
미얀마 관계자는 “미얀마 전역 170곳에 4000ha가량의 황무지가 있지만 사방기술이 부족해 조림을 못하고 있다”며 “이곳의 성공 사례는 미얀마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근 사방기념공원을 찾은 하영제 산림청장은 “나무 심기가 불가능하다는 지역을 녹지대로 바꾼 것은 ‘조림신화’라고 할 만하다”며 “이 공원이 나무를 아끼는 지구촌의 교육장이 되도록 가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