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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건강, 정부와 사회의 관심과 투자가 필요하다

입력 | 2008-12-10 12:04:00


아토피 피부염 유병율 13년 새 11.6% 포인트 증가

"꾸준한 식생활 개선 연구와 지속적 지원만이 해법"

사는 곳에 따라 초등학교 학생들의 급식이 달라진다. 초등학교 앞에는 100원짜리 싸구려 과자가 넘쳐난다.

아이들의 식생활은 건강과 직결되기 때문에 '공공의 영역'이지만 많은 지방자치단체가 무관심하다. 위기의 아이들, 이들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서울 구로구 A초교는 시민단체와 기업의 지원으로 지난해 1학기 동안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있는 저소득층 학생 30명을 대상으로 친환경 급식을 실시했다. 식습관 개선을 위해 학부모 교실도 열었다. 많은 아이들의 아토피 피부염 증세가 호전됐다.


그로부터 1년 반, 본보 취재팀은 30명 가운데 연락이 닿은 22명에게 현재 상태를 물었다. 이 중 17명이 아토피 피부염이 재발한 것으로 나타났다.

학부모 손모(48) 씨는 "아무래도 부부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학교가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져주지 않으면 아이를 잘 챙기지 못하게 된다"며 "아이의 식습관이 예전으로 돌아가면서 다시 아토피가 도졌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올해 '아토피 없는 서울'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이후 서울시내 보건소마다 아토피 강좌를 개설했다. 하지만 26개 강좌 중 16개 강좌가 주중에 열려 맞벌이 부부는 참여 자체가 힘들다.

서울시의 아토피 피부염 유병율은 1995년 19.7%에서 올해 31.3%로 11.6%포인트 늘었다.

정효지 서울대 보건대학원 교수는 "식생활이 아이들의 질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보다 체계적인 연구가 필요하다"며 "국가 정책적으로 꾸준한 투자와 지원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알레르기클리닉 노건웅 박사는 "저소득 지역에 출장 진료를 나가면 상당수 학부모가 바쁘다는 이유로 아이들을 방치해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지역 보건소에서 이들의 식습관 개선을 위한 실질적인 교육과 치료를 담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새샘기자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