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문가가 권하는 투자처
올해 펀드에 투자해 손실을 본 투자자들은 그만큼 내년도 투자수익에 거는 기대가 크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9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형펀드의 연초 이후 평균 수익률은 ―40.51%, 해외 주식형펀드는 ―51.58%로 원금이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
내년에도 실물경기 악화, 금융위기 재발 등 각종 악재가 터질 수 있기 때문에 펀드를 고르는 데 신중해야 한다. 동아일보는 국내 주요 자산운용사 7곳의 주식운용본부장 등 펀드운용 담당 임원에게 내년도 펀드 투자 시 유망한 지역과 업종 및 피해야 하는 투자처를 조사했다.
내년도 유망 투자지역으로는 대부분의 임원이 한국 또는 중국을 꼽았다.
푸르덴셜자산운용 허장 주식운용본부장은 “선진시장은 구조조정 진행으로, 신흥시장은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시장이 회복되기까지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지만, 국내 시장은 기업들의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건전해 주가 회복도 빠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자산운용 석희관 글로벌운용본부장은 중국을 추천하며 “다른 나라에 비해 쓸 수 있는 경기부양 카드가 많고 금리 인하 여지가 크다”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김호진 투자전략위원회 상무는 ‘아시아 내 신흥시장’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원마다 유망할 것으로 전망한 업종은 크게 달랐다. 과반수의 추천을 받은 업종은 한 개도 없었다.
하이자산운용 석 본부장은 인프라 관련 업종이 유망할 것으로 내다봤다. 석 본부장은 “글로벌 경기가 악화되면서 각국은 도로, 철도 등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늘려 경기 하락을 방어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삼성투신운용 양정원 주식운용본부장은 “각국의 SOC 투자 확대로 수혜가 기대되는 기계 업종이 유망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 업종을 추천한 임원도 두 명 있었다. 동양투신운용 이형복 주식운용본부장은 “금융시스템이 안정되면서 은행 업종의 낙폭 과대 부분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내년에 피해야 하는 투자처로는 임원 7명 가운데 4명이 원유 등 원자재 및 원자재 수출 비중이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펀드를 꼽았다.
유리자산운용 한진규 인덱스운용본부장은 “러시아, 두바이 등 국내총생산(GDP) 대비 원유 수출 비중이 높은 곳은 원유 가격 하락으로 재정 수지가 급속히 악화되고 신용도가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현재 글로벌 증시가 전반적으로 다 떨어졌고 정부의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이 유사하기 때문에 “특별히 피해야 하는 투자처는 없다”는 답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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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연 기자 cha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