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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디플레이션 진입 ‘빨간불’

입력 | 2008-12-12 03:06:00


《중국이 빠른 속도로 디플레이션에 빠져들고 있다. 중국 정부는 내년에 내수 확대를 통한 성장률 유지를 최대 경제정책 목표로 세우고 있으나 상황은 점차 악화되는 형국이다. 경기침체기에 물가가 장기적으로 하락하는 디플레이션 현상이 나타나면 소비자는 소비를, 기업은 투자를 줄이게 돼 경기침체를 더욱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게 된다.》

소비여력 급속히 떨어져… 물가상승률 둔화

정부, 부가세 환급 - 법인세 인하 대응 비상

○ 깊어지는 디플레이션의 골짜기

중국 국가통계국이 10일 발표한 11월 생산자물가 상승률은 2.0%로 31개월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올 들어 최저치인 2.4%까지 급락했다.

중국 사회과학원 공업경제연구소 차오젠하이(曹建海) 주임은 “제품 원료나 원자재 가격 등을 포함하는 생산자물가가 하락한다는 것은 기업의 생산비가 줄어든다는 의미도 있지만 지금은 상황이 완전히 다르다”고 말했다.

차오 주임은 “기업이 생산한 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면서 디플레이션의 위험이 덮치고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사회과학원은 12월에는 생산자물가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모건스탠리도 최근 내년 중국 생산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를 1.5%에서 ―0.8%로 수정했다.

내년도 경제성장률이 크게 떨어지면서 디플레이션의 골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최근 내년 중국 성장률이 7.5%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은 올해 1∼9월 성장률이 9.9%, 지난해에는 11.9%였다.

○ 내년 중국 정부 최대 목표는 내수 부양과 경제 성장

국가통계국이 발표한 11월 수출은 1149억8700만 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2%, 수입은 748억9700만 달러로 17.9%가 줄었다. 중국의 월별 기준 무역액이 전년 동기에 비해 줄어든 것은 2001년 6월 이후 처음이다.

그렇다고 수출을 늘리기 위해 위안화 가치를 낮추는 것도 쉽지 않다. 수출 감소 원인이 경기침체로 인한 수요 감소이기 때문에 위안화를 절하할 경우 수출은 늘지 않고 달러 등 외화만 유출될 수 있다.

따라서 중국 정부는 수출 증대를 위해 증치세(부가가치세) 환급 대상을 넓히고, 환급률을 높일 가능성이 크다. 또 기업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현재 25%인 법인세를 낮출 가능성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 등 최고지도부는 8일부터 10일까지 열린 중앙경제공작회의에서 수출 의존도를 줄이고 내수시장 확대를 통한 성장 전략을 마련했다.

중국 정부는 공작회의가 끝난 후 발표한 성명에서 “높은 경제성장을 유지하는 것을 내년 경제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정했다”고 선언했다.

한편 세계 4위 경제대국인 중국의 수출입이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금융위기로 휘청거리고 있는 세계 경제에 또 다른 파고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영국의 시사주간 이코노미스트는 10일 “중국의 수출 급락세는 비관적인 경제 전문가들에게조차도 놀라움을 주었다”며 “중국의 수출입 위축은 세계 경제 전반에 큰 충격을 가져다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감소하고 있는 것은 한국처럼 중국시장에 대한 수출의존도가 높은 국가에는 더 큰 충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구자룡 특파원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