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구제” 말하려다 “세계 구제” 실언… 야유 쏟아져
고든 브라운(사진) 영국 총리가 “은행을 구했다(We saved the bank)”라고 말한다는 게 “세상을 구했다(We saved the world)”라고 말해 조롱거리가 됐다.
브라운 총리는 10일 하원 ‘대(對)총리 질의’ 시간에 데이비드 캐머런 보수당수로부터 “은행이 자본만 주입받고 대출은 하지 않으니 자본 주입은 실패한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고 “우리는 세상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총리가 말을 정정하며 “음, 우리는 은행을 구했고, 음, 그러니까 우리는 은행을 구했을 뿐만 아니라…”라고 말을 더듬자 야당 의원들은 “계속해 계속해(more, more)”라고 노래를 불렀고 의장이 “질서”를 외치며 만류했으나 야유는 좀처럼 그치지 않았다.
화가 난 브라운 총리는 결국 “야당은 우리가 세계를 선도해 금융시스템을 구했다는 사실을 좋아하지 않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그렇게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캐머런 당수가 일어서 총리의 실수를 즐기듯 “총리는 세상을 구하는 일에 너무 바빠 자신이 통치하는 이 나라의 경제는 잊어버렸다”고 말했고 야당 의석에서는 다시 웃음과 야유가 쏟아졌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