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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자회담, 북핵 검증의정서 합의 실패

입력 | 2008-12-12 03:06:00


美“北테러지원국 재지정 언제든 가능”

美국방 “불량국가 핵무기 위협… 北폭탄 여러개 제조”

북핵 검증의정서 마련을 목표로 중국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6자회담이 합의 도출에 실패하고 11일 폐막했다.

6자회담 의장국인 중국은 이날 의장성명에서 “참가국들은 한반도의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명시한 9·19공동성명에 대해 재확인하고 검증 조건 합의를 위해 이뤄진 진전을 평가했다”며 “검증 과정에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조언과 지원을 환영한다”고 원론적으로 밝혔다.

미국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은 국제적 검증 기준을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고 말해 핵심 쟁점인 ‘시료 채취(sampling)’ 내용을 담은 검증의정서 채택에 실패했음을 확인했다. 성명은 차기 회담 개최 일시도 명시하지 못했다.

이에 따라 비핵화 2단계(핵시설 불능화) 마무리, 핵 검증 이행, 3단계(핵 폐기) 등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일정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숀 매코맥 미 국무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한 테러지원국 재지정이 언제든 가능하다고 밝혔다.

한편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외교전문지 ‘포린 어페어스’ 최신호 기고문 ‘균형 잡힌 전략’에서 “불량국가와 테러단체가 핵무기, 화생방 무기로 공격할 잠재성이 있다”며 “북한은 여러 개의 폭탄을 제조했고, 이란은 핵클럽 가입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언급이 ‘북한 핵보유국 인정’으로 확대 해석될 가능성에 대해 김성한 고려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게이츠 장관의 언급은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것과는 전혀 별개의 문제”라며 “6자회담을 열고 IAEA의 북핵 검증 문제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바로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복귀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

워싱턴=하태원 특파원 triplet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