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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동회의 스포츠에세이] ‘빵 한조각 저녁’…퀸 만든 자기관리

입력 | 2008-12-12 08:46:00


김연아는 누가 보더라도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세계 최정상 스타다. 해외에서 스타대접을 받는 정도도 그동안 한국의 대표적인 스포츠 스타들이 누렸던 것보다 한 차원 높다. 국내에서도 연예스타를 능가하는 인기를 누리고 있기도 하다.

‘겨울 스포츠의 꽃’이라고 불리는 여자 피겨스케이팅의 스포츠 종목 특성도 있지만 김연아의 국내외 인기도는 과거 카트리나 비트, 미셸 콴이 누렸던 ‘피겨 월드 퀸’의 이미지에 가히 필적할 만하다.

김연아는 풍부한 재산을 갖고 있는 선수다. 스포츠 선수로서 빼어난 외모를 지녔을 뿐 아니라 천부적인 체격조건, 세계 최강의 스케이팅 실력, 두둑한 배짱, 연예스타 뺨치는 노래실력과 ‘끼’까지….

김연아를 가까이에서 지켜보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 많은 재산 중 가장 귀중한 재산을 꼽으라면 김연아의 철저한 자기관리를 들고 싶다. 김연아는 자기관리라는 면에서 월드스타 어느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철저하다.

지난해 캐나다 토론토로 전지훈련을 갔을 때의 일이다. 14시간 비행기를 타고 토론토에 도착한 시간이 밤 10시. 숙소에 도착해 짐을 정리하고 잠자리에 들었던 시간은 대략 새벽 2시. 긴 여행시간과 시차로 고생했던 필자는 토론토 첫날은 시차 적응 차 오후에 가벼운 운동으로 끝낼 것으로 예상하고 다음날 아침 여유를 부렸다. 하지만 김연아는 오전 8시 스케이트화를 챙기고는 오전 10시부터 본격적인 스케이팅 훈련을 시작하는 게 아닌가. 전지훈련에서 시차적응을 할 시간도 아깝다는 생각이었다.

2008년을 시작하는 1월1일. 김연아에게 새해인사를 하기 위해 전화를 했지만 돌아온 답변은 “훈련 중이라서 바쁘다”는 말이었다. “토론토 사람들은 새해 첫날도 안 쉬냐”고 물었는데 김연아의 반문이 감동이었다. “다른 사람 다 쉴 때 나도 쉬면 내가 어떻게 세계 최고가 될 수 있겠어요.”

김연아의 철저한 자기관리는 피겨선수로서는 필수조건인 체중조절에서도 알 수 있다. 18세의 성장기 나이에 매일 8시간 훈련의 강행군으로 허기가 지겠지만, 김연아는 저녁식사로 한결같이 한조각의 빵 또는 간단한 야채식으로 때운다. 피겨에서 점프는 어차피 중력과의 싸움이기 때문에 선수로서는 피나는 ‘체중과의 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 일. 가끔 김연아와 전화통화를 할 때 김연아가 밤 시간에 항상 빼놓지 않고 하는 말은 ‘배고프다’이다.

김연아는 ‘대인배 김슨생’으로 불리듯이 두둑한 배짱이 장점이다. 선천적으로 품성이 대범한 것도 있지만 수천, 수만 명의 관중 앞에서 연기를 하기란 보통 강심장이 아니면 불가능하다. 김연아의 강철 심장도 어쩌면 천부적인 배짱이라기보다는 철저한 자기관리에서 비롯된 자신감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김연아가 세계적인 스타로 자리매김할 수 있는 비결은 얼굴만큼 눈부시게 아름다운 김연아의 눈물과 땀이 있기 때문이다.

IB스포츠 부사장

스포츠지 축구팀장, 영국 유학, 월드컵마케팅대행 등 다양한 경험을 했고, 현재는 스포츠마 케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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