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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속으로 곧 사라질 나라…작은 섬 ‘쿠두’

입력 | 2008-12-12 19:32:00


몰디브 남쪽 산호섬 지역의 날씨는 여행 안내서에 나오는 것과 다릅니다.

강한 바람과 높은 파도가 '쿠두' 라는 작은 섬을 내리치고 있습니다.

모하메드 디디(현지 어류 가공공장 운영자)씨는 자신의 거처를 위협하는 침식 현상을 관찰하기 위해 이 곳에 왔습니다.


▲번역, 편집=나성엽 기자

"만약 우리가 해변의 침식 현상을 막을 방법을 1, 2년 내에 생각해 내지 못하면 바닷물이 곳 집 가까이 올 겁니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몰디브인들이 왜 바다 수위를 걱정하는 지 쉽게 알아볼 수 있습니다. 몰디브 섬에서 가장 높은 지역은 해발 2m입니다. 그리고 이 나라는 세계에서 가장 고도가 낮은 땅입니다.

최근 진행되고 있는 해수면 상승과 이 나라 땅의 평균 해발 고도가 1m라는 사실로 인해 몰디브 사람들이 곧 '매우 심각한' 위기에 직면할 것입니다. 1997년 교토 의정서에 가장 먼저 서명한 나라도 몰디브였습니다.

몰디브 환경청의 모하메드 알리 박사도 나라의 미래에 대해 심각한 고민에 빠졌습니다.

"이제 국민들이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겁니다. 경제가 무너지고, 사회기반 시설이 훼손되고, 미래에 대한 희망도 사라질 겁니다. 왜냐하면 몰디브의 경제를 지탱하는 것은 바로 관광이기 때문이죠. 만약 관광객의 발길이 끊기면 나라 경제를 지탱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집니다."

섬 곳곳에 위치한 리조트 시설은 외견상 아직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바다 속 여행을 하기 위해 이 곳을 찾는 관광객이 쓰는 돈이 이 나라 수입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관광객이 줄어들면 나라 경제가 타격을 받습니다.

산호초는 매우 민감합니다. 1998년 엘니뇨현상으로 해수온도가 갑자기 올랐을 때 엄청난 양의 산호가 죽었습니다. 아직도 몰디브 곳곳에서 그때의 흔적을 볼 수 있습니다. 지구 온난화가 어떤 결과를 가져올지 미리 알 수 있는 한 사례입니다.

2004년 쓰나미가 몰디브를 덮쳤을 때도 몰디브의 취약성을 우리는 목격할 수 있었습니다. 적어도 수도인 말레만큼은 파도로부터 피해를 막기 위해 3m 높이의 벽으로 둘러싸여 있습니다. 이 벽을 쌓는데 돈을 댄 나라는 일본입니다. 몰디브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나라이죠. 하지만 수도는 이 나라에 사람이 살고 있는 200개 섬 중 단 한 개일 뿐입니다.

말레의 인구밀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해결해야 할 문제는 다른 지역에 사는 사람을 어떻게 보호할 것이냐 하는 것입니다.

수도에서 배로 조금만 가면 닿을 수 있는 훌루말레라는 섬은 이 나라가 가장 심혈을 기울이는 사업입니다. 이 섬은 해발 2m 이상의 높이에 100% 사람이 만드는 인공 섬입니다. 2020년까지 이 섬에는 15만 명의 몰디브인이 둥지를 트게 될 것입니다.

몰디브는 모든 섬을 스스로 지킬 경제력이 없지만 다른 나라들이 지구 온난화를 막아주기를 기다릴 여력 또한 없습니다.

"뭘 할 수 있을까요?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요? 우리는 매우 용감해져야 합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닥치는 대로 해야 합니다.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켜 우리의 위기를 알리고 우리는 서로 도와야 합니다. 우리는 각자 역할이 있습니다. 위기 또한 같이 맞이할 겁니다.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우리와 함께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몰디브는 현재 온실 가스를 줄이기 위해 만들어진 교토 의정서 개정에 매우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라 중의 하나로서 이 나라 국민들은 자신들의 상황을 세계에 알리고, 조국이 물 밑으로 가라앉는 것을 막아야 하는 숙제도 풀어야 합니다.

나성엽 기자 cp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