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펀드 손실도 늘어나면서 많은 사람이 “지금은 투자할 때가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그러나 투자는 발전하는 삶을 살기 위한 기본적인 계획이다. 따라서 지금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 향후 경제와 금융시장이 회복될 때를 고려해 현명한 투자 전략이 무엇인지 고민할 때다.
사실 펀드는 ‘트레이딩(매매)’이 아니라 ‘투자’를 위한 것이다. 물론 어떤 투자자들은 시장의 출렁임을 절묘하게 이용해 펀드로 단기 수익을 낼 수도 있지만, 펀드는 단기거래를 위한 상품이 아니다.
장기투자에 대한 적정 수익률 기대치를 8%로 가정할 때, 장기로 투자하면 9년마다 투자자금이 두 배로 불어난다. 장기투자의 또 다른 장점은 관리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는 것이다. 일단 자신이 궁극적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려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나면 그 후 들어가는 수고는 사실 많지 않다. 물론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때는 금융 전문가의 조언이 반드시 필요하다.
장기간 투자를 하면 큰 손해로 이어질지도 모르는 판단 실수를 피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투자자들이 투자 과정에서 혹시 판단 실수를 하더라도 포트폴리오를 조정해 이를 만회할 수 있는 시간적 여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 좀 더 안정적인 평균수익률이 가능해진다.
지금 대부분의 직장인은 은퇴 후 여유로운 노후생활을 궁극적인 투자 목적으로 삼고 있을 것이다. 부모님 세대는 직장 근무기간도 길었고 기업 및 사회에서 보장하는 연금을 믿고 은퇴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 한창 일하고 있는 세대들이 준비 없이 은퇴를 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인생주기에 따라 미래를 멀리 내다보는 투자 철학으로 준비해야 한다.
단기투자를 하면 시장의 일시적인 동요를 밸류에이션(주가 가치)의 문제로 잘못 판단할 수 있다. 이는 잘못된 선택으로 이어지기 쉽다. 단기적인 시장의 움직임은 순간적인 흥분과 소문에 좌지우지되기도 한다. 그러나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국 주가를 결정하는 것은 기업의 수익이다.
2008년은 금융위기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다. 그러나 사실 우리는 다가오는 새해에 올해의 금융위기로 야기되는 더 큰 변화를 사회 및 경제 곳곳에서 경험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서도 여전히 변하지 않는 진리는, 우리 모두 인생의 계획을 세우듯 투자의 계획도 필요하다는 점이다. 현재의 위기를 바라보며 오히려 장기투자 및 분산투자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해야 할 것이다.
안드레아스 노이버 하나UBS자산운용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