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60% 144조 안팎 상반기 조기집행
공공사업비 3조~5조 1월1일부터 투입
매달 점검회의… SOC사업 등 절차 대폭 단축
지자체 사업은 지방비 확보전 국비보조 추진
국회의 내년 예산안 통과가 당초 일정보다 늦어졌지만 정부는 연초부터 즉각적으로 예산집행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국회 예산안 통과를 기다리다가는 실물경제 침체가 가속화하고 있는 가운데 위기 대응의 타이밍을 놓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 이달 초부터 사전 준비작업을 해 왔다.
실제로 국회 예산 확정 후 정부의 정상적인 집행 준비에는 통상적으로 약 30일이 걸린다. 예산확정 후 예산공고→집행계획 수립(각 부처)→분기별 배정계획 및 월별 자금계획 작성(기획재정부)→국무회의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이다.
지방자치단체는 더 오래 걸린다. 국고보조금이 확정되어야 최종예산을 편성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에 따라서는 최장 6개월가량 지연될 수도 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이달 4일 정부과천청사에서 배국환 2차관 주재로 ‘긴급 재정관리점검단 회의’를 개최하고 내년 재정의 60%인 144조 원가량을 상반기에 조기집행하고 집행절차도 대폭 줄이는 방안을 마련했다.
특히 금융위기 극복과 일자리창출 관련 사업은 최대 70%를 상반기에 집행하기로 했다. 이는 2004∼2008년 상반기 재정집행 목표인 52∼59%에 비해 20% 안팎 늘어난 규모다.
재정부는 또 예산과 자금배정 계획도 국회의결 후 가장 이른 시일 내에 확정하고 주요 공공사업비에 대해서는 예년과 달리 회계연도 개시 전인 12월 중 예산을 배정할 방침이다. 내년 1월 1일부터 3조∼5조 원의 재정이 곧바로 현장에 투입된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공모(公募)와 조사기간 등 사업추진 관련 절차를 대폭 단축하고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의 집행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사업의 총사업비 협의기간과 계약 소요기간을 단축하기로 했다.
이처럼 분위기가 급박하게 돌아가면서 국토해양부와 농림수산식품부 등 일부 부처는 이미 사업별 사전계획 준비에 착수한 상태다.
지방자치단체 사업도 급물살을 타게 된다. 재정부는 지자체가 이른 시일 안에 사업에 착수할 수 있도록 지방비 확보 전에라도 국비를 통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배 차관은 “앞으로 매달 재정관리점검단 회의를 열어 연초부터 재정집행 상황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라며 “전 세계적 금융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재정부에서 할 수 있는 수단을 총동원해 국회의결 후 곧바로 집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극인 기자 bae2150@donga.com
▲동아닷컴 신세기 기자, 정주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