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기업체 1600개로 ↑… 무역흑자 5년 연속 국내 1위
천안, “살기 좋은 곳” 이주 물밀듯…2020년엔 100만 광역시
‘상전벽해(桑田碧海)’.
요즘 충남 천안과 아산을 일컫는 말이다. 하루가 다르게 바뀌고 있다. 논과 밭은 공장과 아파트 단지로, 그리고 어제 없던 길이 오늘 갑자기 생겨나기도 한다.
새로 들어선 건물에는 병의원과 식당, 그리고 대형 쇼핑몰이 바로 바로 들어선다. 인구 증가는 말할 것도 없다.
수도권 전철의 아산지역 연장 운행은 이 같은 변화를 가속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천안역까지만 운행하던 수도권 전철이 15일부터 아산 신창(순천향대)역까지 운행되면 천안 아산지역의 시너지 효과도 예상된다.
코레일에 따르면 전철을 이용해 서울역에서 온양온천역까지 가면 2시간 정도 걸린다. 요금은 2900원. 고속버스보다 조금 늦기는 하지만 요금은 5700원의 거의 반밖에 안 든다.
▽아산=벌써부터 많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우선 아산시 배방면이 12일자로 읍으로 승격됐다. 2006년 말부터 아파트 3000여 가구가 들어서면서 읍 승격 조건인 2만 명을 2배 이상 넘었기 때문이다. 배방읍의 인구는 이날 4만3989명으로 청양군의 3만4000여 명보다도 많다.
아산신도시 및 삼성 탕정단지 개발 등의 여파로 아산시의 인구는 매일 100여 명씩 늘어나고 있다. 개발의 중심에 있는 배방읍 한곳에만 많게는 하루 100명 가까이 전입해 오기도 한다.
이제용 읍장은 “어느 지역이나 전입신고 업무는 다른 업무와 함께 혼자서 처리하는데 우리는 여러 직원들이 도와야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말했다.
24만8000여 명인 아산시 인구는 중부권 최대 신도시인 아산신도시가 완공되는 2015년에는 50만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천안아산광역시’라는 말을 하기도 한다.
아산시는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와 반도체, 현대자동차의 자동차 완제품 공장 설립 등에 힘입어 국내 최고의 무역수지 흑자 도시로 떠올랐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아산시의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 245억 달러(수출 297억 달러, 수입 52억 달러)로 5년 연속 국내 1위다.
기업체도 비약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2002년 1296개에서 2005년 1365개, 올해 11월 말 현재 1600개로 증가했다. 올해 4월엔 당진군과 경기 화성시, 평택시 등과 함께 황해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돼 기업체의 유입은 더욱 빠른 속도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천안=이미 2005년 1월 수도권 전철 연장 개통으로 큰 변화를 겪었다.
천안시에 따르면 연장 운행 이후 성환, 직산, 두정, 천안역 등 4개 역 이용자는 하루 평균 3만 명, 연간 1000만 명에 이른다. 특히 천안 아산 소재 13개 대학 재학생 6만여 명 중 70%가 수도권 거주 학생들로 전철을 이용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천안시는 또 천안 인근에 있는 독립기념관과 유관순 열사 유적지 등을 관람하고 병천면에서 순대를 맛보고 가는 하루 관광객이 크게 늘었다고 밝혔다.
인구도 빠르게 늘고 있다. 2001년 초 43만 명이던 인구는 2004년 12월 50만 명을 돌파한 뒤 4년 만에 또다시 4만3000명이 늘었다.
기업 유치도 마찬가지다. 2004년 92개(고용인원 2177명)에서 2005년 122개, 2006년 86개로 늘었다. 지난해에는 198개 기업이 천안에 입주해 6140명의 고용 효과를, 올해에는 11월 말까지만해도 181개 기업이 들어와 1만2224명의 고용 효과를 거두었다.
전철의 연장 개통은 천안∼아산 간 국도 21호선의 극심한 교통체증을 해소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역세권 주변의 변화도 예상된다. 봉명역과 쌍용(나사렛대)역은 KTX 역인 천안아산역과 인접해 있어 환승을 통해 전국 어디로든 쉽게 갈 수 있다. 주변 봉명 일봉 신방 쌍용1·2·3동에 사는 15만7000여 명의 주민에게도 직접적인 혜택을 준다.
천안시는 이런 추세가 이어진다면 2020년에는 인구가 100만 명에 달해 광역시의 여건을 갖출 것으로 보고 있다.
천안시는 이 같은 변화에 맞춰 지식기반의 경제도시를 조성한다는 구상이다. 교육도시의 터전 위에 지식의 생산, 전파, 이용, 축적 등 지식기반을 통한 성장동력을 창출한다는 계획이다. 또 도시를 크게 △도시 중심권(신부, 두정, 쌍용, 청룡) △북부 생활권(성환, 성거, 직산, 입장) △동부 생활권(목천, 병천) △남부 생활권(풍세, 광덕)으로 설정하고 시내권과 읍면 지역 간 체계적인 연계를 통해 균형발전을 추구한다는 계획이다.
외형적인 성장만이 아니라 교육, 문화, 복지, 환경, 경제, 도시기반 등 모든 분야에서 일류를 지향해 삶의 질이 으뜸인 ‘월드 베스트 천안’을 만들어간다는 포부를 갖고 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