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국내 증시를 포함한 아시아 증시 전반은 1주일간 진행된 반등세를 뒤로하고 급락세로 마감됐다.
급락의 단초는 미국에서 자동차 3사 구제안이 상원 통과에 실패했다는 소식이 제공했다. 미국 자동차 산업이 완전히 붕괴될 경우 경제에 미치는 파장은 걷잡을 수 없을 것이다. 고용과 생산, 소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워낙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 주 주식시장에서도 가장 관심을 가져야 할 이슈는 미국 자동차 산업의 처리 결과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지난 주말 아시아 증시의 급락은 분명히 ‘오버’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동차 산업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안이 복잡할 경우 때론 단순화시켜 보는 게 편할 때가 있는데 지금이 바로 그런 때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지금까지 정책을 볼 때 미국 자동차 산업의 붕괴를 그냥 지켜보지는 않을 것이 분명하다. 다만 자동차 산업에 대한 ‘처리 방법’만이 이슈가 될 뿐이다.
현 임금 구조를 유지한 채 자동차 산업을 살려봐야 앞으로도 계속 세금이 투입돼야 할 것이 뻔하다. 일본이나 한국 자동차 업체들과 원가 경쟁이 안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금 중요한 것은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고임금, 고비용 구조를 개선하는 것이고 이후 자금을 투입해 구제를 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것이다.
어쨌든 미국 자동차 산업은 결코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그것을 알고 있는 미국 증시는 오히려 주말에 상승하며 마감했다.
이번 주 가장 주목해야 할 경제 이벤트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다. 이미 한국과 유럽이 큰 폭의 금리인하를 단행하며 경기 부양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였다. 미국도 이번 회의에서 약 0.5%포인트의 금리인하가 기대된다. 현재 경기침체를 볼 때 사실상 ‘제로 금리’가 기정사실화됐고,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도 추가 금리인하를 계속 시사했기 때문에 금리 결정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현재 시장이 사전에 충분히 인지하고 있고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에 금리인하로 인한 긍정적인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과 유럽의 물가지수 발표도 예정돼 있는데, 지나치게 낮게 나타날 경우 부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최근 가장 두려운 이슈로 부각되는 디플레이션 공포를 다시 자극할 소지가 있다. 이외에도 미국의 산업생산, 주택착공건수 등이 발표된다.
현재 경기는 분명한 침체 국면에 있어 긍정적인 결과를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그로 인한 부정적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미 시장은 경기가 악화될 것이란 부분은 인지하고 있고, 오히려 그에 대응하는 강력한 정부 정책에 대한 기대가 더 크게 형성돼 있다.
정영완 삼성증권 투자전략센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