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4월 한국형 무선인터넷 플랫폼인 ‘위피(WIPI)’ 의무화 정책의 폐지를 앞두고 국내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 사이에서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위피 플랫폼에만 맞춰 콘텐츠를 만들어 온 모바일 콘텐츠 업체들은 울상인 반면, 아이폰 등 해외 각종 휴대전화 운영체제(OS)에 맞춰 다양하게 투자해 온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여유 있는 분위기다. 》
“갑자기 없애… 소규모 업체들엔 재앙 수준”
해외 콘텐츠 투자기업은 “글로벌 공략 호기”
대다수 모바일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정책 폐지가 갑작스러워 소규모 영세업체들엔 재앙 수준”이라며 “폐지되더라도 단계적일 것으로 예상했던 터라 당혹스럽다”고 입을 모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이들의 사정을 감안해 향후 콘텐츠 육성 프로그램을 만들고 이동통신업체와 콘텐츠 업체들 간의 수익 배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할 계획이다.
한편 일찌감치 대비해 온 회사들은 기회를 맞았다.
모바일 게임 개발회사인 게임빌은 미국 현지법인을 통해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 모바일’ 전용 스마트폰 등에 맞춘 게임 10여 개를 서비스해 왔다.
4일에는 국내 게임사 최초로 구글 안드로이드폰 전용 모바일 게임인 ‘패스 오브 워리어’와 ‘베이스볼 슈퍼스타 2008’을 선보였다. 두 게임 모두 애플의 앱스토어에 해당하는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각각 리뷰 평균 3.5점과 4.0점(5점 만점)을 받으며 순항 중이다.
게임빌 측은 “그동안 위피에 맞춰 제작한 콘텐츠는 해외시장에 팔기 어려웠는데 이제는 글로벌 진출 부담이 줄어들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모바일 게임업체인 컴투스도 앱스토어에 3가지 게임을 납품하고 있다.
이 회사는 앱스토어 서비스를 위해 올해 6월부터 자사(自社)의 주요 모바일 게임을 아이폰에 맞춰 재개발해 왔다. 게임별로 프로듀서와 개발자, 디자이너 등이 투입돼 ‘크레이지 핫도그스(Crazy Hotdogs)’ ‘더 크로니클스 오브 이노티아: 레전드 오브 페노아(The Chronicles of Inotia: Legend of Feanor)’ ‘트랩트: 언데드 인펙션(Trapped: Undead Infection)’ 등을 제작했다.
컴투스 측은 “내년에는 10여 개의 신작을 준비해 더 공격적으로 해외 무선콘텐츠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검색엔진 큐로보 모바일을 개발한 시맨틱스는 최근 아이폰 버전을 공개한 데 이어 내년 1월에는 구글폰 버전을 내놓을 예정이다.
시맨틱스 측은 “비주얼 검색엔진인 큐로보는 스마트폰의 넓은 화면과 전체적인 사용자 환경(UI)의 장점과 잘 부합한다는 판단 아래 발 빠르게 해외진출을 준비해 왔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