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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스타들의 앞치마 왜?] 훈남들의 요리프로 ‘맛있다’

입력 | 2008-12-15 07:42:00


‘남자들이 부엌에 들어가면 큰일 난다’라는 옛말이 무색하게 남자 스타들이 너도나도 소매를 걷고 앞치마를 두르고 있다.

김호진, 성시경, 브라이언, 김진표, 김현철, 박수홍 등 지난 해부터 요리 프로그램에 하나 둘 진출하더니, 최근에는 이현우, 알렉스 등 당대 대표적인 ‘훈남’ 2명을 앞세운 SBS ‘TV 진수성찬 맛있다’까지 생겼다.

○ 앞치마를 두른 남자 스타들

녹색 앞치마를 두른 남자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오늘 아침은 즐기셨나요? 대충 때우셨나요? 음식을 공을 들여 만들어도 후다닥 먹기 바쁩니다. 맛있게 먹고 즐길 여유를 가지세요.” 이어 요리를 소개한다. “버섯이 숨이 죽지 않게 살짝만 볶아 주세요.”

10일 오전 EBS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이태리식 버섯 오믈렛’을 만드는 과정을 소개하는 박수홍의 모습이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았던 박수홍은 요리 프로그램 진행이 꿈이었다고 한다. 그는 한식 조리사 자격증을 땄고 지난 해에는 ‘요리도 개인기다’라는 책을 내기도 했다. 그 스스로도 “칼질 좀 한다”고 자랑할 정도다.

그동안 ‘최고의 요리비결’은 여자 연예인이 주로 진행을 맡아왔다. 하지만 제작진은 지난 해 과감하게 박수홍을 기용했다. 박수홍이 ‘최고의 요리비결’에서 요리하는 모습을 자주 보여주지는 않지만, 요리를 제대로 아는 그의 진행은 ‘남자가 왜 요리프로를…’이라는 선입견을 깨기에 충분하다.

‘최고의 요리비결’ 제작진은 “박수홍의 자상한 이미지와 요리라는 소재가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 같다”며 “(남자들이)앞치마를 두르고 요리하는 모습은 터프함보다는 부드러움이 인기인 요즘 남성상에 잘 맞는다”고 인기 비결을 분석했다. 이 제작진은 이어 “남자들이 나와 음식을 만들면 시청자들이 ‘나도 만들 수 있겠구나’라며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고 덧붙였다.

19일부터 SBS에서 방송 예정인 ‘TV 진수성찬 맛있다’의 공동 진행을 맡은 이현우, 알렉스도 평소 요리에 대해 일가견이 있다고 소문났다. 연예계에서 요리 실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한 이현우는 2001년 ‘싱글을 위한 이지 쿠킹’이라는 요리책을 냈을 정도로 관심이 많다.

알렉스 역시 가수로 데뷔하기 전 일식집에서 4년 간 요리사로 일한 경험도 있고, KBS 2TV ‘비타민’의 코너 ‘위대한 밥상’에 요리사로 출연해 요리솜씨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밖에 김호진의 MBC 에브리원 ‘쿡 & 톡’, 가수 김진표의 올리브 ‘다이닝 애비뉴’, 가수 김현철의 OBS ‘아이러브쿡’ 등 남자 스타들이 등장하는 많은 요리프로그램들이 시청자를 찾아갔다.

이들의 공통점이라면 모두 평소 요리 실력이 수준급. 또한 이미지도 터프함보다는 다정다감하고 부드럽다는 것이다.

○요리 잘하는 남자가 성(性)적 매력도

영국의 유명한 요리사 제이미 올리버나 알렉스처럼 요리 솜씨로 여성을 매혹시키는 남자가 요즘 여성들에게는 새로운 매력남으로 꼽힌다. 그래서 등장한 말이 ‘개스트로섹슈얼(gastrosexual)’. 개스트로섹슈얼은 미식가를 뜻하는 ‘개스트로놈(gastronome)’과 성적매력을 암시하는 ‘섹슈얼(sexual)’의 합성어다.

영화와 드라마 모두 성공을 거둔 ‘식객’의 주인공 성찬은 요리의 달인 이전에 자상하며 속 깊은 남성의 대명사다.

또한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에 인기를 모은 알렉스 역시 신애를 위해 직접 요리를 해주는 모습을 통해 이 시대 여성이 원하는 남성상의 새로운 전형을 보여주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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