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 “구청장과 잘안다” 과시
일부 공무원 수천만원 건네
서울 관악구청의 일부 공무원이 승진을 위해 구청장과 가까운 사람들에게 ‘줄서기’를 한 사실이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졌다.
15일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에 따르면 카센터를 운영하는 임모(61) 씨는 20여 년 전 동네 민방위협의회를 통해 알게 된 김효겸 관악구청장이 2006년 당선되자 주변에 친분을 과시했다.
임 씨는 지난해 10월 동사무소 6급 공무원 최모 씨가 찾아오자 “내가 얘기하면 구청장이 승진시켜 주지 않겠느냐. 그러나 맨입으로는 안 된다. 사무관 승진은 3000만 원이 기본이다”라고 말했다.
최 씨는 같은 해 11월 임 씨에게 현금 3000만 원을 건넸고, 올 2월 실제로 사무관으로 승진했다. 최 씨는 인사가 난 뒤 임 씨에게 사례금 1000만 원을 추가로 줬다.
김 구청장의 친척으로 알려진 구청 감사담당관실 김모(53) 조사계장도 직원들의 비위를 감시해야 할 직분을 잊고, 올 1월 사무실로 승진 예정자 2명을 불러 “승진 대상자라고 무조건 승진되는 게 아니다. 3000만 원을 가져오라”고 요구해 각각 3000만 원과 2500만 원을 받았다.
검찰은 15일 임 씨와 김 씨를 각각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뇌물수수 혐의로 구속기소했으며, 조만간 김 구청장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