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 김소영(35) 씨는 평소 소화가 잘 안 된다. 특히 기름진 음식을 먹으면 소화불량 증세가 심하다. 소화불량이 계속되자 동네의원에서 위내시경검사와 초음파검사를 받았다. 김 씨는 담낭(쓸개)에 1cm 크기의 돌과 0.5cm의 폴립(용종)이 있으니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 후 배 주변에 흉터가 남지 않을까 고민하던 김 씨는 흉터 없는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는 강남성모병원 간담췌외과 유영경 이상권 교수팀을 찾았다. 유 교수는 “10년 전만 해도 담낭절제술은 15cm 이상 피부를 절개하는 개복수술을 받아야 했다”면서 “요즘은 배꼽을 중심으로 복부에 3, 4개의 작은 구멍을 낸 후 카메라와 기구들을 넣어 모니터를 보면서 환부를 치료하는 복강경 수술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이번에 김 씨가 받기로 한 수술은 이보다 한 단계 앞선 수술로 배꼽을 통한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이다.》
배꼽에 1.5cm 구멍 하나만 쏙… 담낭절제 40분이면 “끝”
○ 흉터 거의 남지 않아
복강경 수술이 한 단계 더 발전한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환자 배꼽에 단일통로를 만드는 포트(관)를 삽입하고, 복강경과 처치구 2개를 동시에 투입하는 방식이다.
배꼽 부위에 1.5cm 정도의 작은 절개를 하기 때문에 기존 수술법보다 절개 수가 적다. 또 수술 후 배꼽 성형술을 시행해서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다.
외형적으로 수술 흔적이 거의 드러나지 않아 미용에 관심이 많은 여성 환자들이 선호한다.
강남성모병원은 지금까지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로 담낭절제술 40건, 맹장절제술 30건을 시행했다.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비장절제술과 간절제술도 1건씩 시행했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담낭절제술이 가장 많이 시행되고 있다. 복강경 수술이 적용되는 대표적인 질환은 일반외과의 담낭절제술, 충수절제술이고 산부인과의 난소수술, 나팔관수술 등이다.
○ 수술 40분이면 OK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우선 전신마취를 한 후 배꼽을 관통하는 1.5cm 정도의 최소 절개 후 복강 내에 이산화탄소를 주입한다. 수술할 수 있는 여유 공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여기에 2개의 처치구를 동시에 삽입할 수 있도록 제작된 단일포트를 넣고 카메라 이미지 칩과 램프가 장비 끝 부분에 하나로 통합된 복강경을 넣어 복강 내부를 관찰한다.
그 다음 특수 고안된 여러 수술기구, 레이저 등 처치구도 단일포트에 삽입해 수술한다. 마지막으로 복강 안에 주입하였던 가스를 빼내고 절개한 구멍을 봉합 하는 순이다.
김 씨는 수술 전날 저녁에 입원해 컴퓨터단층촬영(CT)으로 복부의 다른 장기들을 검사한 뒤 배꼽을 통한 단일통로 복강경 담낭절제술과 배꼽성형술을 받았다. 수술은 약 40분 걸렸다.
김 씨는 회복실에서 1시간 정도 있다 일반병실로 옮겼다. 수술 다음 날 죽을 먹기 시작했고 이틀째 되는 날 퇴원했다.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여러 장점이 있는 반면 까다로운 편이다.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교해서 하나의 구멍으로 모든 수술이 진행되기 때문에 기구 간의 충돌을 피해야 한다. 또 수술시야를 넓혀줄 수 있도록 특수 디자인된 복강경 수술 장비가 필요하다.
수술 난이도가 높기 때문에 복강경 수술 경험이 많은 외과의사가 시술해야 한다. 수술시간도 기존 복강경 수술보다 2배 가까이 더 걸린다.
○ 로봇수술과 결합하면 더욱 정교
단순한 담낭절제술은 입원에서 퇴원까지 나흘 정도 걸린다. 입원 다음 날 단일포트 복강경 담낭절제술과 배꼽 성형수술을 받은 후 이틀 정도 입원기간을 거쳐 퇴원하면 된다.
퇴원 1주일 후에는 외래진료 방문을 해야 하며 완치까지는 수술 후 1주 정도 걸린다. 수술에서 완치까지 걸리는 총 기간은 열흘에서 보름 정도로 기존 복강경 수술과 비슷하다.
이상권 간담췌외과 교수는 “단일통로 복강경 수술은 기존의 복강경 수술과 똑같은 수술을 하면서 상처는 거의 남지 않는다”면서 “앞으로 복강경 수술과 단일통로 수술, 로봇 수술이 결합된 좀 더 정교한 수술로 발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