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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가 뽑은 2008 ‘최대 논란 5대 금융상품’

입력 | 2008-12-17 03:06:00


《미국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부실 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로 올 한 해 대부분의 금융상품은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세계 증시가 폭락하고 국내 외환시장이 요동치면서 주식, 환율과 연계된 금융상품들이 큰 손실을 봤다. 이로 인해 이 상품에 가입한 개인투자자와 중소기업들이 피눈물을 쏟아야 했다. 동아일보 경제부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받아 올해 뜨거운 논란거리가 된 ‘5대 금융상품’을 선정했다.

정리=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1] 통화옵션상품 ‘키코’

환율급등 ‘직격탄’ 487개 기업 3조 손실

통화옵션상품 키코(KIKO)에 가입했던 기업들은 올해 환율 급등의 가장 큰 희생양이었다. 키코는 환율이 일정 범위에서 움직이면 환헤지 효과가 생기지만 환율이 상한선 위로 올라가면 달러를 시장가보다 낮은 계약환율에 팔아야 해 기업이 환차익을 포기해야 한다. 일부 중소기업은 수출대금의 수배씩 키코에 가입하는 등 환투기에 나서기도 했다. 올 초 달러당 900원대에 불과했던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 1500원 선까지 오르면서 10월 말 현재 키코에 가입한 487개 기업의 손실액은 3조2000억 원으로 불어났다.

[2] 우리파워인컴펀드

금융위기로 수익 급락… 손배訴 잇달아

‘우리파워인컴펀드’는 판매사를 대상으로 한 투자자 손해배상 소송에 물꼬를 튼 상품이다. 이 펀드는 2005년 설정 당시 큰 인기를 끌었지만 금융위기가 심화되면서 수익률이 급락했다. 현재 설정일 이후 누적수익률이 1호는 ―76.51%, 2호는 ―82.26%까지 폭락했다. 이 상품은 미국 금융기관의 주가가 떨어지면 펀드 수익률도 낮아지는 구조였고, 수익률 결정 방법이 전문가조차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할 정도로 복잡했다. 판매사가 “원금손실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홍보한 것도 문제였지만, ‘펀드’를 ‘은행예금’과 유사하다고 믿은 투자자들의 인식 수준도 개선돼야 할 과제다.

[3] 인사이트펀드

시중자금 4조 몰렸지만 원금 절반 까먹어

인사이트펀드는 지난해 10월 말 판매 이후 한 달간 4조 원의 시중자금을 끌어들일 정도로 큰 인기를 누렸지만 증시가 폭락한 올해에는 원성의 대상이 됐다. 투자자들은 줄을 서가며 이 펀드에 경쟁적으로 가입했지만 현재는 원금의 절반 이상을 까먹었다. 15일 기준으로 이 펀드의 최근 1년간 평균 수익률은 ―51%로, 해외주식형펀드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46.86%)보다 실적이 저조하다. 일부 투자자는 지난달 “운용사가 중국에 ‘몰빵’ 투자한 책임이 있다”며 소송에 나설 움직임을 보였다.

[4] 주가연계펀드(ELF)

美 리먼채권 편입된 경우 환매 연기도

주가연계펀드(ELF)는 올해 들어 하락장의 대안상품으로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ELF는 보통 기초자산으로 편입한 주식이나 지수가 일정 폭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고수익을 얻고 반대의 경우 원금 손실이 나는 구조. 하지만 증시가 폭락하면서 잇따라 손실 구간에 들어섰다. 특히 미국 리먼브러더스의 채권이 편입된 주가연계증권(ELS)에 투자한 ‘우리2스타파생상품펀드KH-3호’ 등 일부 ELF는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환매가 연기되기도 했다. 이 ELF에 투자한 사람들은 판매사와 운용사를 상대로 원금과 이자를 돌려달라는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5] 부동산 PF대출

건설 불황 연체율 급등 ‘경제위기 뇌관’

최근 몇 년간 부동산 경기가 호황을 이어가자 금융회사들은 건설프로젝트의 수익성을 보고 돈을 빌려주는 부동산 PF대출을 많이 했다. 6월 말 현재 PF대출 규모는 은행 47조9122억 원, 상호저축은행 12조2100억 원 등이다. 하지만 금융위기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자 PF대출 연체율이 급격히 높아졌다. 특히 저축은행은 PF대출 연체율이 14.3%에 달했다. PF대출 부실이 경제위기의 뇌관으로 지목되면서 금융 당국은 PF사업장에 대한 전수조사를 하는 등 대응에 나섰다. 부동산 가격이 떨어지면 PF대출로 어려움을 겪는 금융회사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