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는 단순 경호 업무만 하는 게 아니에요.”
김성태 TRI 인터내셔널 대표이사와 임용범 실장의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그다지 믿기지 않았다. 막연히 경호 업무만 진행하는 줄 알고 있었다. 어쩌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같은 생각을 갖고 있을 터. 국내에는 대략 2000여 개의 허가받은 경호 사업체가 있지만 그 중 40여 개 정도만이 제대로 활동하고 있고, TRI도 그 가운데 하나다.
경호 업무는 이들이 담당하는 가장 기본적인 업무. 정·재계 인사 및 연예인 등 VIP 수행경호와 콘서트·뮤지컬 등 행사경호, 축구와 야구 등 스포츠 행사 운영 및 경호 업무 등 3가지로 나뉜다.
서포터스 충돌과 선수 보호, 관중 통제도 스포츠 행사 경호에 포함되는데 올 시즌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서 격돌한 FC서울과 수원 삼성 서포터스가 가장 관리하기 어렵다는 게 TRI의 얘기다.
물론, 다른 팀도 경계 대상이 될 수 있다. 한 요원은 얼마전 지방 유력 모 구단 서포터스 40여 명에게 둘러싸여 복장이 모두 찢어진 일도 있단다. 대다수 요원이 무도 및 격투기 단증을 소지하고 있으나 정작 상대방 몸에 손을 댈 수 없는 것은 큰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때문에 축구장에 파견되는 요원들은 늘 휴대용 캠코더를 소지하는데, 이는 만일의 사태와 함께 법정 증거물을 위한 제출용 자료를 만들기 위함이다.
시설 경비 업무도 있다. 주요 민간 시설과 대형 건물, 건설사의 민원 등 돌발사태에 대비한 업무이다. 또 정부의 요청으로 국가보안시설 특수경비도 담당한다. 이밖에 보안 컨설팅 업무와 해외로 진출한 국내 기업에 가해질 수 있는 테러 및 납치 등 위협요소에 대비해 현지에서 안전한 기업 활동을 위한 업무도 수행한다.
그러나 겉보기에 멋지고 화려해 보이는 경호원이란 직업에도 피할 수 없는 애환이 있다. 바로 육체적 능력이 하향곡선을 그리는 30대 중반 이후 장래에 대한 걱정이다.
대학에서 조선공학을 전공한 임 실장은 “직업의 연장성과 안정성을 부여하기 위해 여러 가지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경호인력의 서비스 정신은 어떤 분야의 직업군에 비해 높다. 이와 연계할 수 있는 새로운 모델이 필요하다”고 비전을 제시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사진=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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