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코디 따라하기
《불황이지만 송년모임에서조차 우울할 수는 없다.
모임의 성격에 맞게 잘 차려입는다면 당신도 베스트 드레서가 될 수 있다.
명품 패션 브랜드들이 제안하는 코디로 모임을 빛내보자. 지갑이 얇더라도 이 코디에서 영감을 얻는다면 굳이 큰돈 안 들이고도 각종 모임에서 세련된 주인공이 될 수 있다.
송년모임을 △친구들과 함께하는 클럽파티 △연인 또는 배우자와 함께하는 디너 △직장 동료들과 함께 퇴근 후 갖는 송년회로 나눠 패션 코디법을 제안한다.》
○ 화려하게, 화끈하게…여우들의 파티 패션
△클럽파티에서 화끈하게: 검은색 미니 드레스는 각종 모임에서 가장 손쉽게 빛을 발하는 패션 아이템이다.
에르메스는 검은색 미니 드레스에 모피를 걸친 후 비니 모자를 쓰는 연출법을 클럽파티 룩으로 제안했다. 이때 무릎 위까지 올라오는 롱부츠를 신는데 검은색 부츠를 신으면 깔끔하고, 빨간색을 선택하면 젊은 감각을 뽐낼 수 있다. 색상이 화려한 스카프를 벨트로 활용하거나 에스닉(민속풍) 느낌의 팔찌를 겹겹이 끼면 보다 화려해진다.
그리스 여신의 옷처럼 주름 잡힌 튤립 모양의 샤넬 미니 드레스는 클럽파티에서 뭇 남성의 시선을 끌기에 좋은 아이템. 한쪽 어깨를 드러내고 실크 드레스의 옆선에 지퍼가 달려 우아하면서도 섹시하다. 청바지를 입더라도 어깨만 드러내면 클럽에서 돋보인다.
△디너파티에서 화려하게: 디너 모임에선 격식을 갖추면서도 모임의 드레스 코드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칵테일 드레스나 롱 드레스를 입은 뒤 모피와 클러치 백을 활용하면 레드카펫을 밟는 할리우드 스타처럼 화려해진다. 요즘 인터넷에는 각종 파티 의상을 빌려주는 사이트들도 많다.
이브닝드레스를 입어야 하는 모임이라면 과감할수록 좋다.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광택이 흐르는 빨간색 실크 드레스로 여성미를 극대화했다. 페라가모는 청룡영화제 때 배우 김혜수가 입었던 검은색 드레스를 추천했다. 가슴 쪽은 비대칭적 디자인으로 아찔하게, 등 쪽은 거미줄 같은 장식으로 뒤태를 시원하게 뽐내 관능미를 물씬 풍긴다.
지인들과의 모임이라면 평소 갖고 있는 옷에 커다란 목걸이나 브로치, 컬러풀한 스타킹과 장갑만 곁들여도 파티 룩으로 변신한다. 광택 나는 금색 바지에 초록색 장갑을 매치한 버버리프로섬의 코디를 참고할 만하다.
△회사 송년회에서 은근하게 튀고 싶을 때: 회사 송년회는 자신의 매력을 한껏 발산할 수 있는 기회이지만 지나치면 웃음거리가 될 수도 있어 전략적 패션이 필요하다. 평소보다 밝은 색상의 옷을 입거나 살짝 튀는 가방을 드는 등 은근하게 튀어야 한다.
샤넬은 검정색 새틴 장식이 포인트로 들어간 흰색 트위드 스커트 정장으로 은근한 멋을 낼 것을 제안했다. 퇴근 무렵 귀고리만 화려한 디자인으로 바꿔도 송년회 패션이 된다.
엠포리오 아르마니처럼 몸에 꼭 맞는 반짝이는 니트 상의에 펜슬 스커트로 몸의 곡선을 살려줘도 좋다. 사무실에서 민망하면 카디건을 걸치고 있다가 송년회 때 벗으면 된다.
○ 은은하게, 현명하게… 늑대들의 파티룩
△클럽 베스트 드레서의 비밀은 소품!: 전자음 섞인 일렉트로닉 댄스뮤직, 가볍게 몸을 흔드는 선남선녀들. ‘감각’이 흐르는 클럽파티에서는 자신만의 개성을 발휘해야 인정받지만, 무조건 튄다고 베스트 드레서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중요한 것은 본인의 스타일을 찾는 것. 이를 위해서는 갖가지 옷들로 한꺼번에 여러 스타일을 시도하는 것보다 평소 즐겨 입는 옷에서 몇 가지 소품을 이용해 ‘분위기’를 바꾸는 지혜가 필요하다.
구찌는 올해 가을 겨울 ‘보헤미안 룩’을 공개하며 허리까지 길게 내려뜨린 실크 스카프와 치렁치렁한 금속 액세서리 등을 정장에 어울리는 소품으로 추천했다. 버버리프로섬은 평소 정장을 교복처럼 입는 2030 직장인들을 겨냥해 주름진 셔츠와 보타이(나비넥타이), 비니 스타일의 모자를 쓴 ‘믹스매치’를 제안했다.
△격식을 차리려면 ‘블랙’부터: 품위를 갖춰야 할 자리라면 으레 정답처럼 검은색 정장을 떠올린다. ‘격식=검은색 정장’이라는 공식이 요지부동이다.
하지만 다 같은 검은색이라도 ‘대충 정장’과 ‘센스 정장’은 분명 갈리게 마련이다. 갈등은 바로 넥타이에서 시작된다. 비즈니스 캐주얼, ‘노 타이’ 패션이 인기를 얻는 최근에는 무조건 넥타이를 매는 것이 오히려 ‘구세대’처럼 보일 수 있다.
조르조 아르마니는 지루한 턱시도에서 벗어나 목 부분이 늘어진 ‘터틀넥’ 폴라 티셔츠나 머플러로 경쾌함을 살렸다. 소매 끝부분에 빨간색이나 파란색 팔목 액세서리로 포인트를 살리는 프라다 스타일도 눈여겨볼 만하다. 검은색이 지겨워질 때쯤 루이비통의 파란색 정장 스타일에도 도전해볼 만하다. △직장 베스트 드레서? 해답은 ‘재킷’: 1년 내내 만나는 직장 동료들과 송년회를 한다면? 십중팔구는 평소와 다른 스타일을 내려 노력할 것이다. 하지만 과유불급(過猶不及). 은근히 뽐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라. 해답은 재킷에 있다.
회사원 이미지에서 가장 쉽게 벗어날 수 있는 도구는 바로 벨벳 재킷이다. 반짝거리는 소재를 부각시킨 페라가모의 ‘샤이니 벨벳 재킷’이나 에르메스의 갈색 롱 벨벳 재킷 등 은은한 연출법이 비결.
또 ‘한벌’ 정장처럼 위 아래를 맞추기보다는 재킷에 포인트를 두고 상의와 하의를 비슷한 계열로 준비하는 것이 좋다. 아예 ‘돌변’하고 싶다면 디올옴므의 유광 블루종을 걸치고 넥타이 대신 보타이를 매는 센스가 필요하다.
김선미 기자 kimsunmi@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