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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훈중 폭행한 코치 고발…은퇴하더라도 진실 밝힌다”

입력 | 2008-12-18 08:38:00


펜싱대표 김승구 주장 파문…협회 조직적 은폐의혹 제기

“정말, 이런 상황이라면 선수생활을 그만두고 싶습니다.”

대표팀 A코치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 펜싱대표팀 김승구(27·화성시청)의 목소리는 착잡했다. 김승구는 “13일 흡연사실을 지적한 A코치에게 인천공항에서 맞은 뒤, 홍콩전지훈련지의 호텔 방에서 재떨이와 책상 등으로 다시 한번 폭행을 당했다”고 말했다.

펜싱협회는 진상파악을 위해 15일 김국현 부회장을 현지로 급파했지만, 김승구는 현지 영사관의 도움으로 귀국했다. 김승구는 “분명히 내가 피해자인데도, 내 편이 없다는 사실이 맞은 것 보다 더 마음이 아팠다”고 했다.

폭행 혐의자로 지목된 A코치는 협회산하단체 고위관계자의 아들. 조직적인 사건 은폐·축소 기도가 있었다는 주장이다. 김승구는 “이런 일이 생길 것 같아 사진을 찍어두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2006도하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김승구는 아직 한창 운동할 나이. 하지만 “펜싱 자체에 회의가 든다. 운동을 그만두더라도 진실을 밝히겠다”며 강경한 입장을 고수했다.

사건이 알려진 지 사흘이 지났지만, 펜싱협회는 폭행사실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펜싱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A코치는 폭행사실을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펜싱협회는 다음주 초, 조사위원회를 열어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승구는 “18일 경기도 화성경찰서에 A코치를 폭행혐의로 형사고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화보]전영희 기자가 간다 ‘펜싱체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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