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아 1월호 표지.
강만수 장관 ‘신동아’ 1월호 인터뷰서 미네르바 보도 반박
“부동산 절반 폭락, 코스피 500 이하, 지속적 환율상승 전망은 근거가 불충분하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이 사이버논객 미네르바의 2009년 경제 전망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동아 1월호 인터뷰에서 강 장관은 미네르바의 부정적 경제 전망에 대해 이같이 밝히고“우리 경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우려를 표현한 것으로 생각한다”면서도 “상상에 근거한 무리한 비판과 예측이 더욱 확대 재생산되고 있어 안타깝다”고 말했다.
미네르바는 신동아 12월호 기고에서 2009년 △ 서울 강남·북 부동산 절반 폭락 △ 코스피지수 500선 하락 △ 지속적인 원화가치 하락 등을 전망했다. 강 장관은 “정부가 (사이버논객의 주장에 대해 일일이) 코멘트하는 건 적절치 않다”며 조심스러워했지만 미네르바의 주장이 네티즌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는 것을 우려하며 자세하게 반박했다.
먼저 서울 강남·북 부동산이 절반 수준으로 폭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강 장관은 경기침체에 따른 주택수요 위축 등의 영향으로 2008년 4분기에 전국이 모두 하락세로 전환됐지만 전반적인 하락폭은 아직 크지 않은 것으로 보았다.
“집값 급등기에 상대적으로 가격상승폭이 컸던 강남권·수도권 신도시 소재 일부 아파트 단지는 급매물 중심으로 시세가 형성되며 다소 크게 하락한 것이 사실이다. 2006년 11월 최고점에 비해 강남 E단지는 30% 이상, 용인 D단지는 40% 이상 하락했다. 대내외 거시경제의 여건이 계속 악화할 경우 당분간 주택가격은 하락세로 이어질 것이다. 그 하락폭은 실물경기의 회복 여부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연구기관들은 5~10% 수준의 하락폭을 예상하고 있다.”
코스피지수가 500선까지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근거가 부족하다”고 반박했다. 강 장관은 “정부가 33조원 규모의 재정기능을 확대하고,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확대 등을 통해 경기 회복을 앞당겨서 경제활동의 선순환과 금융시장의 안정을 도모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지속적인 원화가치 하락’ 우려에 대해서 강 장관은 경상수지 흑자와 글로벌 주가 회복세 등을 들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보았다.
“올해 환율이 급상승한 것은 경상수지 적자, 자본수지 적자(외국인 주식매도 등), 고유가 등 시장의 수급이 반영된 것이며, 최근 환율의 급변동은 국제적 신용경색으로 외국인 주식자금회수와 해외로부터 자본유입이 크게 줄어든 데 기인한다. 그러나 8월 이후에는 유가와 원자재값이 하락하고, 서비스수지 개선 등으로 경상수지가 흑자기조로 전환되고 있으며, 12월 들어서는 글로벌 주가가 다소 회복세를 보이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서서히 안정되고 있다. 12월 1~9일 몇 나라를 비교해보면 미국 다우존스 1.6%, 한국 코스피 2.7%, 중국 상해종합지수 8.9%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따라서 원화가치가 지속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근거는 희박하다.”
강 장관은 미네르바가 제기한 ‘일본발 3월 위기설’에 대해서도 12월5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숫자상으로 전혀 근거가 없다”라고 일축한 적이 있다. ‘3월 위기설’은 미네르바가 신동아 12월호 기고를 통해 “스태그플레이션 국면을 맞이하는 정부의 대응기조가 현재처럼 계속된다면 2009년 3월 이전 파국이 올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2009년 3월이 일본 은행들의 결산기라는 점에서 엔저와 낮은 금리로 급증했던 엔화대출이 급격히 회수될 수 있다는 게 위기설의 요지다.
이번 인터뷰에서 “한국경제가 일본 자본에 휘둘릴 가능성이 정말 조금도 없는가”라고 묻자 강 장관은 “일본계 자금이 일시에 빠져나간다 해도 국내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전 세계적인 금융위기는 지금까지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형태의 위기다. ‘검은 백조’(Black Swan·일반적 기대영역 바깥에 존재하는 관측 값을 뜻하는 통계용어)라고 칭하는 이도 있다. 실물경제의 대가인 워런 버핏부터 세계적인 석학인 폴 크루그만까지 현재의 금융위기가 어떠한 양상으로 전개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일부 경제 논객들의 극단적인 예측이 현실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사실보다는 상상에 근거한 무리한 비판과 예측이 더욱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일본자본의 국내 투자는 우리 자본시장 규모에 비교할 때 아주 미미한 수준이다.”
재정부의 반박 논거는 다음과 같다. 올해 10월 말 현재 국내은행이 일본계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잔액은 106억6000만 달러인데, 이는 은행 외채의 9%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 또 약 70%가 2010년 이후에 만기가 도래하며, 2009년 1/4분기에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11억1000만 달러에 불과하다고 한다. 11월 말 현재 일본계 주식 및 채권 투자금도 전체 주식 시가총액과 상장채권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각각 0.6%(11월 말 기준 전체 시가총액 596조 원 가운데 3조4247억 원), 0.9%(상장채권 853조 원 중 7.7조 원) 수준이므로 걱정할 필요가 전혀 없다는 것.
강 장관은 또 이번 인터뷰에서 그동안 계속된 ‘경질론’에 대해 “비판에 대해서는 항상 열린 마음을 갖고 있다. 일을 더 열심히 하라는 충고로 생각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표출했다.
정현상 신동아 기자 doppelg@donga.com
※강만수 장관의 기고-인터뷰 자세한 내용은 신동아 1월호에 있습니다.
▲ 동아닷컴 박태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