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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리포트]빌딩숲에 흐르는 문화의 샘, 센트럴 파크

입력 | 2008-12-19 03:00:00


뉴요커들에게 ‘뉴욕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을 물으면 언제나 빠지지 않는 대답이 센트럴 파크(사진)다. 센트럴 파크는 지명 그대로 소음 가득한 빌딩 숲 한가운데 있지만 들어가는 순간 도심이 아닌 자연 속에 있다는 착각이 든다. 270여 종이 넘는 철새들이 있어 조류학자들도 단골로 방문할 정도다. 센트럴 파크는 단순한 공원의 차원을 넘는 곳이다. 우선 가족단위로 즐길 수 있는 동물원이 있는데 365일 문을 연다. 테니스장, 야구장 등 각종 운동장과 암벽등반 코스까지 있다. 여름엔 야외수영장과 이동식 놀이공원이 문을 열어 아이들을 부른다. 또 특정기간 동안엔 30층 높이의 하늘로 올라가는 열기구를 탈 수 있는데 뉴욕 스카이라인을 만끽하기엔 그만이다.

여름철 센트럴 파크의 백미(白眉)는 드넓은 잔디밭에서 펼쳐지는 뉴욕필하모닉의 무료 콘서트다. 해질 무렵이면 돗자리를 깔고 누워 별을 보며 와인을 마시면서 최고의 연주를 감상하는 가족, 연인들로 붐빈다. 콘서트가 끝나자마자 시작되는 불꽃놀이는 금상첨화다.

가을엔 셔터만 누르면 바로 작품이 될 만한 단풍이 유명하다. 겨울엔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가 만든 야외 스케이트장이 문을 연다. 뉴욕을 배경으로 하는 로맨틱 영화의 단골손님이다.

뉴욕 공공도서관과 맞닿은 브라이언트 파크도 뉴요커들에게는 축복이다. 매년 봄 가을 열리는 패션쇼인 ‘뉴욕 패션위크’, 잔디밭에 누워서 관람하는 ‘여름밤의 영화제’, 키 큰 나무숲 사이의 회전목마 등은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인기다.

맨해튼에서 가장 길이가 긴 허드슨 리버 파크에 가면 가슴이 탁 트인다. 교각마다 미술관, 선착장, 공연장 등 다양한 시설이 있으며 수시로 공연과 전시가 열린다. 공원 남단에는 마천루 헬기투어를 즐길 수 있는 헬리콥터 선착장도 있다.

브루클린의 엠파이어 풀튼-페리 스테이트 파크도 환상적이다. 맨해튼 브릿지와 브루클린 브릿지 사이에 있는 이 공원은 특히 다리에 조명이 들어올 무렵에 제일 운치가 있다. 맨해튼에서 브루클린 브릿지를 도보로 건너 공원에 도착하는 코스를 추천한다. 이처럼 뉴욕에는 크고 작은 공원들이 도심 곳곳에 자리잡아 시민들의 삶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뉴욕시는 1인당 공원면적이 서울시보다 훨씬 넓지만 지금도 시 당국은 도심 속 녹지를 계속 늘려가고 있다.

이것이 세계에서 가장 번잡하지만 누구나 한번쯤 살고 싶어 하는 도시, 뉴욕의 경쟁력이자 가장 큰 매력일 것이다.

박영하·최지원 부부 younghanyc@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