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륜구동 승용차 눈길 곡선구간 잘 미끄러진다던데…
【Q】 최근 뒷바퀴를 굴러 동력을 얻는 후륜구동 승용차를 구입하자 아버지께서 “후륜구동은 눈이 쌓인 곡선 구간을 달릴 때 잘 미끄러진다”며 걱정하십니다. 정말인가요?
바퀴제어 장치 장착해 미끄럼 방지
【A】 원래 후륜구동은 곡선 구간을 달릴 때 전륜구동보다 유리합니다. 곡선 구간에서 차체를 앞에서 끌어주는 전륜구동은 뒷부분이 원심력에 의해 바깥으로 밀려나요. 반면 후륜구동은 앞부분이 안쪽으로 틀어진 상태에서 뒤에서 미는 형태가 돼 진행 방향을 유지할 수 있죠.
전륜구동은 꼬리잡기 게임을 할 때 앞부분이 빠르게 회전하면 뒷사람들이 밖으로 떨어져 나가고, 후륜구동은 쇼핑카트를 끌기보다 밀고 다녀야 방향전환이 쉬운 것과 비슷한 원리인 셈이죠.
하지만 빙판길에서는 후륜구동도 미끄러질 수 있습니다. 앞부분이 안쪽으로 틀어진 상태에서 뒤에서 밀면 전륜구동에 비해 접지력이 떨어지는 앞바퀴가 헛돌며 안쪽으로 급격히 꺾이기 때문입니다. 속도가 빠르면 차체 전체가 미끄러지며 빙글빙글 회전하기도 하죠.
그래서 최근 출시되는 후륜구동 자동차는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바퀴제어(TCS)나 차체자세제어(VDC) 같은 첨단기술을 장착합니다.
TCS는 네 바퀴의 회전수를 각각 계산해 미끄러지는 현상을 감시합니다. 만약 자동차 속도보다 회전수가 빨라지는 바퀴가 있다면 그 바퀴만 따로 제동해 미끄러짐을 방지합니다. 특히 미끄러짐이 많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는 엔진의 속도를 제어하는 장치와 연동해 전체 차속을 줄이기도 하죠.
VDC는 운전대가 꺾인 정도와 자동차의 방향을 비교해 곡선 구간을 달리는 차량의 자세를 잡아줍니다. 운전자가 가속 페달을 밟아 의도한 방향보다 더 많이 안쪽으로 꺾이게 되면 VDC는 뒷바퀴에 제동을 가해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만 방향 전환이 되도록 조절합니다.
물론 이런 기술이 있어도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급격히 방향전환을 하거나 과도하게 가속 페달을 밟는 것은 금물이겠죠.
(도움말=현대기아자동차 남양종합기술연구소)
전동혁 동아사이언스 기자 jer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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