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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경제계에선]대통령-경제단체 ‘소통의 계절’

입력 | 2008-12-19 03:07:00


전경련-상의 “하고 싶은 말 전할 수 있어” 희색

○…한국의 대표적 경제단체인 전국경제인연합회와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잇달아 송년 기자간담회를 가졌는데 현 정부의 기업 친화적 정책기조 덕분인지 지난해와 사뭇 다른 분위기.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은 17일 ‘이명박 대통령이 주요 기업인들과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인 이른바 MB(이명박 대통령 이니셜)폰을 써본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대통령을) 뵐 기회가 자주 있어서 굳이 쓸 이유가 없었다”면서 “이 대통령에게 드리고 싶은 말씀은 거의 다 드리고 있다”고 언급. 김상열 대한상의 상근부회장도 “이 대통령이 매달 규제개혁 상황을 직접 챙기는데 역대 정부에서는 없던 일”이라고 소개. 이승철 전경련 전무도 15일 간담회에서 “지난해에는 ‘(전경련이 할 수 있는 일이 거의 없어서) 뭐 하면서 지내느냐’는 인사를 많이 받았는데 올해 들어서는 ‘정말 바쁘시겠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고 귀띔.

전자-車-조선 “고비만 넘기면 대박 가능”

○…요즘 국내 간판 업종인 전자, 자동차, 조선업계 일각에서는 글로벌 경제위기를 은근히 즐기는 분위기도 감지돼 눈길.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가격 및 기술 경쟁력이 외국 경쟁기업보다 높아 시장 점유율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 경제 전문가들은 “이번 경제위기를 통해 경쟁력이 낮은 외국 기업들이 정리되면 시장 지배력이 더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서 ‘살아남기만 하면 대박’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대기업들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에 나서지 않겠다고 잇따라 밝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분석.

은행 임원들 스톡옵션 반납 ‘억지춘향이 쇼’

○…은행 임원들이 연봉을 최대 30%까지 삭감한 데 이어 성과급으로 받는 스톡옵션(주식매입선택권)까지 반납하고 있는데. 이는 정부의 은행 대외채무 지급보증 양해각서(MOU) 체결에 따른 후속 조치라고. 외환은행 리처드 웨커 행장 등 임원 13명은 16일 지난해와 올해 부여받은 스톡옵션 가운데 11만9000주를 반납했고, 신한금융지주 임원들도 15일 스톡옵션 일부를 반납. 스톡옵션 반납에 일부에서는 정작 은행장들이 보유한 대부분의 스톡옵션은 주가 폭락으로 현재 행사해봤자 가치가 없는 휴지 조각으로 정부가 시켜서 하는 ‘쇼’에 불과하다고 쓴소리.

애경그룹 채형석 부회장 구속에 당혹

○…채형석 애경그룹 총괄부회장이 수십억 원의 회사 자금을 빼돌려 횡령한 혐의로 17일 검찰에 구속되자 애경그룹은 당혹해하는 모습. 애경그룹 측은 “사업부별로 담당 부회장이 있기 때문에 채 부회장의 구속에 따른 경영 차질은 없다”면서도 “국내외 경영환경 악화로 기업의 생존이 위협받는 상황에서 수사에 적극 협조했던 채 부회장을 굳이 구속시킬 필요가 있느냐”고 하소연. 채 부회장은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06년 11월 그룹 총괄부회장 겸 최고경영자로 취임한 이후 그룹 경영을 실질적으로 이끌어왔다고.

상위 10개 건설사 내년 사업계획서 못내

○…69개 대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가 최근 회원사의 내년 사업계획을 취합한 결과 20개 업체만이 두루뭉술한 계획서를 냈을 뿐 나머지는 밑그림조차 그리지 못한 상태로 나타났다고. 특히 상위 10개 건설사가 약속이나 한 듯 모두 사업계획서를 내지 않아 주택시장의 불확실성이 극에 달했음을 입증. 주택협회 관계자는 “회원사별 분양물량에 따라 회비를 책정하는데 사업계획 자체가 없으니 협회 예산도 짜기 어렵다”며 고충을 토로. 중소형 건설사들의 모임인 대한주택건설협회 관계자도 “내년 사업물량이 올해보다 많이 줄어들 것”이라고 전하는 등 업체 규모에 상관없이 내년 사업을 주저하는 상황.

코오롱 홍보팀 승진누락

○…최근 발표된 코오롱그룹 임원 인사에서 홍보팀장인 최영택 상무가 물러나고 다른 홍보실 직원들도 승진에서 모두 누락되는 등 홍보라인이 대거 ‘물’을 먹은 것을 두고 경제계에서 설왕설래. 이번 인사는 9월 한 인터넷 매체가 근거 없는 코오롱건설 유동성 위기설을 보도해 주가가 폭락한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은 것이라는 관측이 나와. 그러나 당시 보도가 사실 무근으로 밝혀져 검찰이 수사까지 나선 데다 코오롱 구미공장의 노사 협력 등에 대한 언론의 평가도 좋았던 만큼 코오롱의 이번 인사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기도.

증권사 수첩-달력 제작 물량 크게 줄여 품귀

○…수익 급감과 구조조정 등으로 침울한 연말을 보내고 있는 증권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직원용 수첩과 고객 증정용 달력 제작 물량도 대폭 줄이고 있다고.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분을 충분히 만들어 일선 영업점에서 달력과 수첩이 남아돌았지만 올해는 품귀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 이 때문에 고객 관리를 위해 주요 고객들에게 달력과 수첩을 전달하던 영업직원들이 달력과 수첩이 모자라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는 후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