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두 달 자연놀이, 우리 동네에서 찾은 자연놀이 365가지/강우근, 나은희 지음/220쪽·1만6000원·보리(초등학생용)
컴퓨터, 게임기, 텔레비전이 없어도 재미있게 놀 수 있는 방법이 있다. 넓은 들판과 산등성이, 시냇가… 자연은 민숭민숭한 배경이 아니라 사시사철 다채로운 놀이를 제공하는 무궁무진한 놀이터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별로 꽃, 나물, 돌멩이, 흙, 버찌, 메뚜기, 도토리, 솔방울, 눈 등 자연과 어울려 신나게 놀 수 있는 방법을 그림과 글을 통해 상세히 설명해준다. 봄이면 냉이, 씀바귀, 미나리 같은 봄나물을 캐 양념에 버무려 어렵지 않게 샐러드로 만들어 먹을 수 있다. 노란 민들레를 엮어 머리띠나 목걸이를 만들어 선물하는 것도 즐거운 일. 개나리 잎, 벚나무 잎사귀를 양끝으로 붙잡고 입으로 살짝 문 후에 ‘푸’ 하고 불면 풀피리 소리가 난다. 어디에나 널린 돌멩이로 오리, 생쥐 같은 모양을 만들어 솜씨를 한껏 뽐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여름이면 버찌, 산딸기 같은 각종 산열매가 무르익는다. 시큼새큼한 열매들을 혓바닥이 시커멓게 물들 정도로 먹어보자. 여름비가 후드득 떨어질 땐 빗물이 고인 웅덩이에서 장화를 신고 팔짝팔짝 뛰면 신난다. 벌레나 곤충도 두려워할 필요 없다. 집게손가락을 빙글빙글 돌리면 어지러워진 잠자리를 맨손으로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가을에는 울긋불긋 나뭇잎이 물든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낙엽 속에 푹 파묻혀 보자. 커다란 낙엽을 오려서 가면을 만들어 결투를 해보는 것도 좋다. 겨울에는 솔방울로 크리스마스 장식을 만들 수도 있고 새들이 남기고 간 깃털로 펜을 만들거나 인디언 부족처럼 깃털 머리 장식을 만들 수도 있다.
꼭 시골의 한적한 마을이나 산골로 가야 이런 자연을 만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아파트 뒤의 야트막한 야산, 동네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약수터, 마을의 공터나 공원, 어디에서건 사계절 생태를 살펴볼 수 있다. 책에 정리된 다양한 놀이방법을 참고로 도시에 숨쉬고 있는 자연을 가족과 함께 만끽해볼 수 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