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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벤츠 모는 해적

입력 | 2008-12-20 02:59:00


소말리아서 70여척 납치
올해 몸값 1935억원 뜯어

전 세계가 경제위기 한파로 한숨짓고 있지만 올 한 해 사상 최대의 ‘실적’을 올린 사람들이 있다. 바로 아프리카 소말리아 해역의 아덴 만(灣)을 근거지로 활동하는 해적들이다.
19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에 따르면 소말리아 해적들이 올해 들어 11월까지 몸값으로 벌어들인 돈은 최소 1억5000만 달러(약 1935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6개 그룹, 1200여 명이 활동하는 것으로 파악되는 소말리아 해적들은 인도양에서 홍해로 통하는 길목에서 어선과 벌크선뿐만 아니라 대형 유조선까지 공격하고 있다. 올해 70여 척의 배를 납치했고, 그중 선박 14척과 선원 280여 명은 아직도 억류 중이다.
브라이트 루비호가 9월 납치되는 등 우리나라 선박과 선원들도 피해를 봤다.
해양수산개발원 관계자는 “해적들의 요구액은 올 초만 해도 인질 1명당 100만 달러 정도였지만 해적 소탕함이 현지에 파견되는 등 ‘위험’이 커지자 최근에는 170만 달러까지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수입이 늘어나자 소말리아 해적들의 주거지에는 고급 주택이 들어서고, 거리에는 벤츠와 BMW 등 고급 승용차가 급증하고 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한 해운회사 관계자는 “8월경부터 급속히 위축된 해운 경기와 함께 올 한 해 해운업계를 더욱 어렵게 만든 장본인이 소말리아 해적들”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