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얼 지방이식, 기존 지방이식보다 생착률 높여 부기 적고 회복 빠르고 효과는 반영구적
“볼에 살이 없어 신경질적으로 보인대요.”
32세 여성 직장인 최모 씨는 30대에 접어들면서 얼굴 살이 급격하게 빠졌다. 눈은 깊숙이 들어가 보이고 볼은 앙상해졌다. 주변 사람들로부터 “깐깐해 보인다” “피곤해 보인다”는 말을 자주 들으면서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다.
최근 이런 고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여성뿐만 아니라 남성들도 관심이 많다. 얼굴 살이 빠지면서 나이가 들어 보이고 고생을 많이 한 것 같은 인상을 주기 때문이다.
젊고 건강해 보이는 인상을 되찾기 위해 이런 사람들이 선택하는 방법은 ‘지방이식’. 하지만 지방이식은 시술 후 부기가 오래가고 회복기간이 긴 것이 단점이다.
최근 발표된 ‘듀얼 지방이식’은 이런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시술법. 체인지 클리닉 장두열 원장이 환자들의 고민을 연구한 끝에 착안해낸 방법이다. 장 원장은 올해 4월 전문의를 대상으로 한 대한비만체형학회에서 국내 최초로 시술의 원리와 방법, 시술사례를 발표하기도 했다.
○ 세포재생술로 지방세포 생착률과 회복속도 높여
듀얼 지방이식은 기존에 두 가지 시술법을 함께 사용한 시술. 환자 자신의 혈액을 뽑고, 혈액 중 혈소판을 분리해 활성화시킨 후, 다시 얼굴에 주입하는 자가혈피부재생술(PRP)을 지방이식과 결합한 것이다. 두 가지 방법을 이용하기 때문에 ‘듀얼’이라는 단어를 붙였다.
PRP는 노화된 세포를 재생시키고 세포분열을 촉진시키는 기능을 한다. 지방세포를 주입할 때도 장 원장은 기존 시술과는 차별화된 방법을 쓴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지방이식은 몸에서 채취한 지방을 원심분리기에 넣어 이 중 순수 지방조직만 추출해 사용한다. 하지만 장 원장의 경우 특수기계를 사용해 순수지방에서 지방세포를 추출하는 점이 다르다.
이렇게 혼합된 지방세포들을 얼굴에 주입한 후 활성화된 혈소판을 다시 주입한다. 혼합한 지방세포 자체만으로도 생착률이 높지만, 그 다음 주입되는 활성화된 혈소판들이 세포의 성장과 분열을 촉진시켜 생착률을 더욱 높인다는 것.
장 원장은 “생착률이 40% 안팎인 기존 시술법에 비해 듀얼 지방이식술은 그 2배인 70∼80%의 생착률을 보인다”면서 “얼굴의 꺼진 부위를 채우고 통통하게 볼륨을 만들 만큼의 적정량만 주입하므로 시술 후 얼굴이 심하게 붓지 않는다”고 말했다.
주입한 지방세포 대부분이 생착에 성공하기 때문에 수술 후 모습을 예측할 수 있는 것도 장점. 기존의 지방이식은 생착하지 못할 세포들을 고려해 처음부터 과도하게 지방세포를 주입했기에 시술 후 얼굴이 심하게 붓는 단점이 있었다.
회복기간도 짧아졌다. 활성화된 혈소판들이 지방세포 사이의 혈관 생성을 촉진시켜 영양분 공급을 원활하게 한다. 이로 인해 주입된 지방세포가 상대적으로 빨리 자리를 잡는다.
○ 통통한 젖살과 피부결 살려 10년 전 얼굴을
듀얼 지방이식술은 어렸을 때 젖살이 빠지지 않은 모습처럼 얼굴의 볼륨을 만들어 주고 볼 이마 관자놀이를 도톰하고 통통하게 만들어 준다는 게 장 원장의 설명.
섬세한 부위인 눈 밑, 턱 끝, 콧등에도 시술이 가능해 얼굴의 윤곽을 과거보다 뚜렷하게 해주며 심지어 휜 다리를 교정하는 데도 일정한 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량 지방이식도 가능해져 엉덩이와 가슴에도 볼륨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의 지방이식은 이식 후 딱딱하게 굳는 석회화 현상이 발생할 수 있어 가슴 부위에는 적절하지 않았다. 하지만 듀얼 지방이식술로 이식한 지방은 상대적으로 부드럽고 석회화 현상이 거의 생기지 않아 작은 가슴에 볼륨을 주는 일이 가능해졌다.
장 원장은 “지방세포를 살리기 위해 투입된 혈소판은 피부를 좋게 하는 본래의 기능을 톡톡히 할 뿐 아니라 콜라겐 엘라스틴 같은 피부 탄력세포들을 생성시키고 활성화시킨다”면서 “이에 따라 피부 탄력이 높아지고 미백 효과와 함께 잔주름이 개선돼 고운 피부결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다.
○ 혈소판과 지방세포의 비율이 중요
듀얼 지방이식 시술 노하우의 핵심은 △활성화된 혈소판의 주입량 △혈소판과 지방세포의 주입 비율 조정이다. 혼합 비율은 시술하는 부위에 따라 달라지지만, 이식한 지방과 비슷한 양의 혈소판을 주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이식한 지방에 비해 활성화된 혈소판을 적게 주입하면 효과가 떨어진다. 반면 너무 많이 주입하면 지방이 딱딱해질 수 있다. 비율이 비슷할수록 생착률이 높다.
장 원장은 “한 번 생착된 지방은 원래의 얼굴이 크게 변하지 않는 한 반영구적으로 남는다”면서 “듀얼 지방이식술은 일반 지방이식에 비해 채취하는 지방의 양이 많아 환자의 허벅지 안쪽에서 뽑는데, 이로 인해 얼굴은 통통하고 앳되어지는 반면 다리는 날씬해지는 효과까지 낼 수 있다”고 말했다.
많은 양의 지방을 뽑기 때문에 지방흡입시술 경험이 많은 전문의에게 시술받는 것이 안전하다. 시술 후엔 얼굴이 크게 붓지 않고, 일주일 후에는 부기가 안정되면서 직장생활도 가능하다.
이승재 기자 sjd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