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매체 잘못된 보도에 눈물
해당기업들에 피해 고스란히
국내 자동차업계는 최근 글로벌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고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일부 언론 보도로 더욱 힘들어한다고 하는군요. 자동차 회사 임직원들은 “사실과 다르거나 침소봉대하는 내용으로 발목을 잡는 일부 기사 때문에 전체 언론에 대한 이미지까지 나빠지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하소연합니다.
10월 31일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그룹 회장의 장남인 정의선 기아차 사장이 조만간 부회장으로 승진한다는 기사가 한 신문에 보도됐습니다. 길어도 1주일 안에 정 사장이 부회장이 될 것 같은 뉘앙스였죠.
현대차그룹은 즉각 공식 보도자료를 내고 “사실 무근”이라고 부인했습니다. 현대차 관계자는 “회사 안팎의 여건상 정의선 사장이 계열사 이동은 몰라도 연내에 부회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엄청난 비판을 받을 게 분명해 어려운 것이 현실인데도 정확히 취재도 않고 쓴 오보로 그룹의 이미지만 악화시켰다”고 곤혹스러워했지요.
쌍용자동차도 비슷한 피해를 봤습니다.
11월 10일 “쌍용차가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공장용지의 절반가량을 팔았으며 서울 구로구 구로동 용지의 추가 매각도 검토 중이다. 3개 차종은 36개월 무이자 할부판매에 들어갔다”는 내용의 보도가 있었습니다. 쌍용차는 아예 해당 언론사의 이름까지 박은 보도자료에서 “유휴용지의 처리나 도시계획 지구 편입으로 인한 토지수용을 오해한 기사다. 무이자 할부판매도 상당 부분 내용이 다르다”고 밝혔습니다.
곤욕을 치른 것은 수입차 회사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8월 7일 “BMW코리아가 9월부터 차 값을 차종마다 2∼4% 올리기로 했다. BMW 528i는 200만∼300만 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는 보도가 있었습니다. BMW 관계자는 일일이 자동차 담당 기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오보’라고 해명했습니다. 현재 이 회사는 528i의 값을 올리기는커녕 오히려 리스를 통해 수백만 원의 할인 판매를 하고 있지요.
자동차 전문가들은 “별 생각 없는 아이는 무심코 연못에 돌을 던지지만 이 돌에 맞은 개구리는 죽을 수도 있다”면서 “결국 잘못된 기사의 피해는 해당 기업에 돌아간다”고 강조합니다. 이런 사례들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취재와 보도에 더욱 신중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봅니다.
석동빈 산업부차장 mobidic@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