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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컵 원년 챔프 포항, 경남FC 꺾고 12년 만에 정상 탈환

입력 | 2008-12-22 02:59:00

챔피언의 미소포항 스틸러스 선수들과 구단 관계자들이 2008 하나은행 FA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경남 FC를 꺾고 정상에 오른 뒤 우승컵을 들고 환호하고 있다. 제주=김재명 기자


‘좌 (박)원재 우 (최)효진’이 날았다.

포항 스틸러스의 주요 공격 루트는 좌우 날개. 수비수와 미드필더를 거쳐 좌우로 찔러 주면 스피드가 좋은 박원재와 최효진이 쏜살같이 파고들어 다시 안으로 넣어주는 플레이에 대부분의 팀이 두 손을 들고 만다.

이 점을 잘 알고 있던 조광래 경남 FC 감독은 21일 제주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08 하나은행 FA(축구협회)컵 전국축구선수권대회 결승을 앞두고 “사이드만 잘 막으면 승산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남은 경기시작부터 최효진과 박원재를 제대로 막지 못해 무너졌다.

포항은 박원재와 최효진의 빠른 발을 앞세워 2-0 승리를 거두고 12년 만에 FA컵을 들어 올렸다.

최효진은 경기 시작 3분 만에 쏜살같이 질주해 페널티지역 오른쪽을 파고들어 골라인 근처에서 안으로 찔러줘 황진성의 선제골을 만들어 냈다. 박원재는 후반 33분 왼쪽 사이드를 돌파한 뒤 크로스를 날려 김재성의 헤딩골을 연출했다.

최효진은 대회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돼 상금 300만 원까지 받아 기쁨이 두 배가 됐다.

최효진은 “올해 K리그에서 우승하지 못해 아쉬웠는데 FA컵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경남이 좌우 사이드를 막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계속 뚫으면 결국 뚫린다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1996년 FA컵 원년 챔피언 포항은 2001년과 2002년, 그리고 지난해 준우승에 그친 뒤 12년 만에 정상에 올랐다. 포항은 상금 2억 원과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2005년 포항을 맡아 2006년 K리그 4강, 지난해 챔피언에 올려놓으며 ‘파리아스의 마법’이란 용어를 탄생시킨 세르지우 파리아스 감독은 적절한 선수 기용과 다양한 전술 활용으로 우승을 이뤄 내 다시 한 번 ‘마법’을 보여줬다.

경남은 이상홍이 후반 35분 날린 슛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등 골 운이 따르지 않아 사상 첫 우승을 눈앞에서 놓쳤다.

득점상은 6골을 터뜨린 경남의 김동찬이 차지했고 4강에서 탈락한 ‘프로 잡는 아마’ 국민은행은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제주=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