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27·맨유)이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며, 새로운 역사를 썼다. 우승 메달을 목에 건 채 카를로스 테베스, 안데르손 등 동료들과 함께 어깨동무를 하고 중앙 무대에서 뛰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엔 주변인이 아닌 제대로 된 주인공이었다. 그의 얼굴에도 환한 웃음꽃이 폈다. 관중석 한쪽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원정 응원단이 있는 곳에서는 태극기가 휘날리고 있어 박지성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21일 일본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08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결승전에서 숫적 열세에도 불구 웨인 루니의 결승골로 남미대륙 대표 리가 데 퀴토(에콰도르)에 1-0으로 승리, 정상에 올랐다. 500만 달러의 상금도 보너스로 챙겼다.
박지성은 한국인 최초로 잉글랜드 정규리그, 잉글랜드 리그 컵, UEFA 챔피언스리그에 이어 FIFA 클럽 월드컵에서도 우승하는 기념비적인 일을 해냈다.
박지성은 변함없이 부지런히 뛰면서 공수에서 활약했지만 마무리 슈팅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90분 동안 3번의 결정적인 골 찬스를 맞이했지만 모두 살리지 못했다. 전반 35분 오른발로 강하게 슛한 볼은 상대 골키퍼의 펀칭에 막혔다. 전반 종료 직전 루니의 헤딩 패스를 받아 골키퍼와 1대1로 맞섰지만 볼의 바운드가 높아 골대를 넘어갔다. 후반 시작 직후에도 좋은 패스를 받았지만 수비수의 슬라이딩 태클에 걸렸다.
후반 4분 수비수 네마야 비디치의 퇴장으로 숫적 열세에 놓인 맨유는 후반 28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루니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강하게 감아 찬 볼이 골네트를 흔들었다. 한편 이번 대회 3골을 넣은 루니는 골든볼과 도요다 어워드까지 차지해 3관왕에 올랐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실버볼, 알레한드로 에스피노사(리가 데 퀴토)는 브론즈볼을 차지했다.
요코하마(일본)|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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