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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원의 도쿄통신] 일 총리가 다케시를 만난 이유

입력 | 2008-12-22 10:56:00


일본의 유명 영화감독이자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기타노 다케시)가 최근 아소 다로 총리와 비밀리에 회동을 가진 것으로 전해져 그 배경에 대해 관심이 몰리고 있다.

석간 후지의 기사에 따르면 18일 밤 다케시는 아소 총리가 도쿄 아카사카의 한 음식점에서 자민당 내 소그룹 ‘지사의 모임’을 가진 직후인 밤 9시30분께 같은 장소에서 총리와 단독으로 1시간에 걸쳐 만나 대화를 나눈 것으로 밝혀졌다. 연예계의 거물과 일본의 최고 책임자인 총리가 단독 면담을 가진 구체적인 이유는 물론 공개되지 않은 상태.

그러나 아소 총리가 독설가라는 공통점을 지닌 다케시에게 지지율 회복과 관련해 조언을 구하는 자리였을 것이라는 견해와 다음 총선에 그의 출마를 권유하기 위해 만난 것은 아닐까 하는 등의 추측이 무성하게 나돌고 있다.

두 사람의 만남을 향한 시선은 여러 갈래로 엇갈리고 있지만 최근 조사에서 지지율이 10%대로 추락하며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마냥 뒤로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처한 아소 총리가 민감한 시기에 다케시와 직접 얼굴을 맞댄 데에는 무엇인가 묵직한 의미가 있지 않겠냐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다케시의 경우 정치권과 연결을 짓는 게 어색한 스타는 아니다. 현재 그는 TV 아사히의 정치토론 프로그램 ‘비트 다케시의 TV 태클’을 진행하고 있는 데다 예전부터 정치권에 대해 독설과 유머를 버무린 개인적인 소견을 잘 쏘아붙이곤 했다.

지난해 오리콘이 실시한 ‘차기 총리에 어울리는 인물상’이라는 조사에서는 1위에 꼽힐 만큼 정치인으로 변신해도 딴죽을 걸 수 없는 지성과 지명도를 자랑하고 있다.

다케시 군단의 일원인 코미디언 출신 히가시 고쿠바루가 현재 미야자키현 지사로 재직중이기도 하다. 감독 기타노 다케시로서는 올해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신작 ‘아킬레스와 거북이’를 출품하는 하면 코미디언 비트 다케시로서는 각 지상파 방송사를 넘나들며 무려 8개의 고정프로그램을 담당하는 등 61세의 나이를 잊은 채 왕성한 활약을 엮어가고 있다.

과연 비트 다케시가 연예계 스타로 구축한 국민적인 인기와 지지도를 바탕으로 스타 기근에 허덕이는 일본 정계의 구세주로 변신할 것인가. 지금 단계에서는 한쪽 어깨를 들썩이며 얼굴을 실룩거리는 특유의 몸짓만 취하며 묵묵부답할 테지만 그의 행보가 요주의 대상으로 부상한 것만은 사실이다.

도쿄 | 조재원

스포츠전문지 연예기자로 활동하다 일본 대중문화에 빠져 일본 유학에 나섰다.

우리와 가까우면서도 어떤 때는 전혀 다른 생각을 가진 일본인들을 대중문화라는 프리즘을 통해 알아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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