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해 1조원 이상 해외투자
불황으로 값 떨어진 현지업체 적극 매입
인도-베트남 진출사업 비중은 축소키로
포스코가 내년부터 해외 제철소 인수합병(M&A)과 광산 확보에 적극 나서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포스코는 내년에 해외 제철소 M&A와 광산 확보 등에 최소한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내용 등을 담은 2009년 사업계획을 19일 열린 이사회에 보고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 같은 사업계획은 그동안 해외에 제철소를 건설해 생산 거점을 확보하는 데 주력했던 포스코의 글로벌 전략이 내년부터는 성장의 주요한 축으로 M&A 비중을 높이는 방향으로 일부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에 따라 포스코의 내년 전체 국내외 투자 규모는 국내에 투자하기로 확정, 발표한 6조 원을 포함해 최소한 7조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본보 11월 20일자 A1·4·5면 참조
‘환란때 도약’ 학습효과로 공격적 ‘미래투자’ 나선 기업들
“불황때마다 역발상 투자” 포스코 세계1위 노린다
日 “현금 쓸 찬스” 올해 해외 M&A 3.7배로 급증
포스코 관계자는 “경기가 안 좋아지면 해외의 제철소와 광산 등이 헐값에 매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며 “인도나 베트남에 제철소를 건설하는 비용의 절반만 투자하고도 더 좋은 제철소를 인수할 수 있기 때문에 조건만 맞는다면 1조 원 이상을 투자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현금성 자산을 4조5000억 원 이상 보유하고 있어 M&A에 필요한 ‘실탄’은 충분하다. 부채 비율은 9월 말 현재 30.7%로 크게 낮은 편이고, 신용 등급도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높은 편이어서 자금 조달에도 문제가 없다.
포스코는 대신 현재 사업 전망이 불투명한 인도와 베트남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비용을 줄이기 위해 사업 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베트남에 나가 있던 직원들을 최근 국내로 불러들이기로 한 데 이어 인도법인에 파견됐던 직원들도 최소 규모만 남기고 일단 철수시킬 방침이다.
인도와 베트남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는 현지 정부의 인·허가 문제와 지역 주민들의 반대 등에 부닥쳐 사업이 답보 상태다.
김경중 삼성증권 기초산업팀장은 “해외에 제철소를 짓는 것에만 주력했던 포스코가 해외 제철소 M&A를 본격 추진하기로 한 것은 글로벌 성장전략의 중대한 변화”라며 “내년 상반기에는 많은 제철소가 M&A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시장 상황에 맞춰 전략을 적절하게 수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국내외 투자에는 적극 나서지만 철강 수요 감소로 악화될 경영 환경에는 적극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급격한 환율 변동 때문에 구체적인 내년 매출액 목표를 세우지는 못했지만 30조 원 이하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포스코의 올해 매출액 목표는 34조 원이다.
황진영 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