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입 수학능력시험의 ‘주인공’은 단연 수학이었다. 수리 영역이 다른 영역보다 어렵게 출제되면서 표준점수(각 개인의 점수가 평균보다 얼마나 높고 낮은지 상대적인 위치를 알려주는 환산점수) 최고점이 언어·외국어 영역에 비해 최대 22점이나 높았다. 수학은 내신성적에서도 큰 영향력이 있다. 수학교육 전문가들은 고등학생이 되면 수학 성적을 만회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중학생 시절에 수학의 기초를 탄탄히 닦아두는 게 중요하다. 중학교 때 수학 공부에 손을 놓아버리거나, 외국어고 입시에서 수학을 치르지 않는다고 소홀히 하면 대학 입시에서 큰 어려움을 겪기 십상이다.》
예비 중 1·2·3학년 겨울방학 수학 업그레이드 처방
겨울방학은 부족한 수학 공부를 보충하고 이듬해 배울 내용을 미리 공부할 수 있는 적기다. 수학 전문가들은 중학생의 대표적인 수학 약점 3가지로 △계산 실수 △활용 문제 적응력 △특정 단원의 취약 등을 꼽는다. 가상 사례를 통해 예비 중학교 1∼3 학년생이 겨울방학에 실천할 수 있는 수학 공부법을 증상-진단-처방으로 나눠 소개한다.
증상 1. 계산 실수가 잦은 예비 중1
초등학교 6학년 이모 양은 다른 과목 성적은 다 좋은데 수학만 80점대 후반이다. 이 때문에 수학에 흥미와 자신감을 잃어버렸다. 이 양은 주의가 산만해서 계산 실수가 잦다. 시험 시간이 부족해 종종 답안지를 밀려 쓰기도 한다. 이 양의 어머니는 이 양이 ‘다 아는데 실수로 틀렸다’고 생각한다.
진단=실수는 ‘실력’의 척도다. 기초 연산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실수가 나오는 경우가 많다. 초등 수학은 ‘연산’이 대부분인데 연산 훈련에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것이다. 80∼90점대 학생일수록 기초 연산 능력이 부족해 주어진 시간 안에 문제를 정확히 풀지 못하기 때문에 실수를 한다. 이대로 중학교에 가면 상위권 학생과 수학 점수 차이가 점점 벌어질 개연성이 높다. 기초 연산 능력은 중학 수학의 밑거름이 되기 때문이다.
처방=수학 공부에 평소보다 1.5배의 시간을 투자하되, 따로 연산훈련을 할 시간을 하루 15∼30분 정도 정해두자. 정해진 시간 안에 최대한 많은 문제를 풀다 보면 문제를 푸는 속도를 높일 수 있다. 방문학습지를 매일 미루지 않고 풀거나, 중학교 1학년 과정이 단원별로 정리된 유형별 연산문제집을 한 권 사서 반복해서 풀어보면 된다. 계산 실수가 잦은 학생은 성격이 급해서 한 문제를 끈기 있게 붙들고 늘어지지 못한다. 풀이과정을 깨끗하게 쓰는 습관을 길러둬야 어이없는 실수가 줄어든다.
증상 2. 활용 문제에 약한 예비 중2
중학교 1학년인 김모 군은 1학년 1학기 기말고사에서 수학을 망쳤다. 방정식과 함수의 활용 부분이 유난히 어려웠기 때문이다. 특히 소금물 문제나 속력 문제처럼 긴 문장으로 조건이 주어지는 문제에 약하다.
진단=중학교 1, 2학년생은 대부분 방정식과 함수의 활용 파트를 어려워한다. 특히 문장식 문제를 어려워한다. 이런 학생들은 언어를 이해하고 논리적으로 사고하는 국어 능력이 부족하다.
처방=최대한 많은 문제를 접하며 문장을 식으로 변환하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예를 들어 속력 문제라면 속력과 시간을 알려주고 거리를 구하는 문제, 거리와 시간을 알려주고 속력을 구하는 문제 등을 유형별로 풀어보며 문장 속에 나온 조건을 문자로 된 식으로 바꾸는 데 익숙해져야 한다. 기본 틀만 알고 있으면 어떤 문제든 어렵지 않게 풀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난다. 시중에 나온 문제집 중 유형별 문장제 문제가 많이 나와 있는 문제집을 골라서 풀거나, 학원 강사에게 해당 유형의 문제만 따로 모아 프린트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해서 문제은행식으로 반복해서 풀어보는 것이 좋다.
‘활용 문제에 약한 것은 개념 이해가 안 됐기 때문’이라는 생각에 1학년 교과과정 전체를 복습하는 것은 효과적이지 못하다. 2학년 내용을 선행학습하면서 그때그때 막히는 부분만 1학년 참고서의 개념설명이나 인터넷 강의를 통해 되짚어 보는 것이 좋다. 수학은 ‘계단식 학습’이라 1학년 1학기 때 방정식이 나오면 2학년 1학기 때 또 방정식이 나온다. 이 때문에 2학년 방정식 단원을 선행학습 하면서 1학년 방정식 단원을 함께 이어서 보충학습 할 수 있다.
증상 3. 특정 단원에 약한 예비 중3
민족사관고 입시를 준비하는 최모 양은 고등학교 선행학습을 하다가 2학년 2학기 기말고사에 나온 도형 단원에 약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개념은 대충 이해하겠는데, 문제만 나오면 어떻게 손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
진단=예비 중3 학생들은 특히 1학기 교과서 끝부분에 나오는 방정식과 함수의 활용이나, 2학기 교과서 끝부분에 나오는 도형 부분을 어려워하는 경우가 많다. 기말고사가 끝나고 이 부분을 배우는 바람에 고등학교 때 비중이 있는 중요한 단원임에도 1, 2학년 때 소홀히 공부한 것이다. 이런 학생들은 기초가 부족해 학년이 올라갈수록 해당 단원에 자신감을 잃게 된다.
처방=혼자서 공부하면 자신이 약한 단원은 안 하려고 하게 마련이다. 부모의 적당한 관리가 필요하다. 예비 중3이라면 중학교 1, 2학년 수학 문제집을 학년별·수준별로 서너 권 사주고 도형 등 자신이 약한 단원의 문제만 ‘기초-심화-응용’처럼 단계별로 차근차근 풀어보게 하는 것이 좋다. 문제를 풀고 나면 틀린 것은 반드시 오답노트에 정리하고 스스로 답을 유추하도록 한다.
도움말 영재사관학원 영통직영캠퍼스
최세미 기자 luckyse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