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다해 씨 게시판에 글
MBC 인기 드라마 ‘에덴의 동쪽’에서 여주인공 ‘혜린’ 역을 맡고 있는 이다해(24·사진)가 배역이 자신에게 맞지 않는다며 더는 출연하지 않겠다고 22일 밝혔다.
이다해는 이날 오후 9시경 드라마 게시판에 글을 올려 “마땅히 이 작품의 연기자로서 끝까지 책임을 지고 역할에 충실할 의무가 있는 사람임에도 더 이상 이런 심신 상태로 연기를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다해가 맡은 혜린 역은 언론사 사주의 딸로 남자 주인공인 이동철(송승헌)과 이동욱(연정훈) 형제 사이에서 묘한 애정관계를 이루고 있다.
이다해는 “제가 혜린이를 이해할 수 없는데 어떻게 시청자들을 이해시키고 공감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스러웠다”며 “어느 때부턴가 저의 연기에 대한 죄책감에 시달려야 했다”고 심경을 밝혔다.
이다해는 또 “제 역할이 바보처럼 보이게 하고 싶지 않았다”며 “한 장면이 나오더라도 떳떳하게 연기하고 싶고, 진실 되게 연기하고 싶을 뿐이다”고 덧붙였다.
제작사 젤리박스 김상헌 이사는 전화통화에서 “애초 드라마의 시놉시스에는 또 다른 여주인공 영란(이연희)이 동철을 위해 희생하고, 동철과 혜린의 새로운 멜로 라인이 예정됐는데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영란의 사랑이 지속되고 혜린과의 사랑은 축소되는 것으로 대본이 수정됐다”며 “이다해가 그 점에 대해 불만을 가졌을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이사는 대본의 수정이 남자 주인공인 송승헌의 요청에 의한 것이냐는 질문에 “여러 가지 요청이 있었을 것”이라면서도 “송 씨의 요청에 따라 대본이 수정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제작진은 혜린이 유학을 떠나는 방식 등으로 앞으로 3, 4회 뒤에 이다해를 배역에서 뺄 예정이다.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