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한국 영화 최고 기대작 ‘쌍화점’의 최대 경쟁 작품으로 ‘과속스캔들’이 급부상하고 있다. 한 달 전만 해도 ‘쌍화점’의 경쟁작으로 ‘과속스캔들’이 꼽히리라곤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한 쪽은 주진모, 조인성이라는 스타 파워에 ‘결혼은 미친 짓이다’,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 유하 감독.
반면 다른 한 쪽은 주연에 차태현이 있다지만 상대역은 신인 박보영, 감독 역시 영화 연출부 경험조차 없는 신인 강형철 감독이고, 왕석현이라는 아역이 나온다.
지명도만 비교하면 도무지 비교되지 않았다. 제작비도 ‘쌍화점’은 ‘과속스캔들’의 3배가 넘는 75억원이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이 개봉하자마자 3주 연속 박스오피스 1위를 달리며 초고속 흥행행진을 하는 사이 연말 기대작품으로 꼽혔던 주요 영화들이 추풍낙엽처럼 나가떨어졌다.
초대형 영화 ‘오스트레일리아’와 크리스마스와 연말에 딱 어울리는 로맨틱 코미디 ‘달콤한 거짓말’까지 기대에 미치는 성적을 기록하며 부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과속스캔들’은 2주차보다 3주차의 관객이 더 늘어나며 20일 만에 250만 관객을 질주하고 있다. 자극적인 장면은 없지만 따뜻한 가족간의 사랑이 큰 웃음을 주며 입소문이 커지고 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